[비즈니스포스트] 자폐증이 있는 주인공을 앞세운 한국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가 넷플릭스 플랫폼을 타고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드라마의 내용과 설정에 관련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우영우에서 주인공을 표현하는 방식이 자폐증과 관련해 대중에게 부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면서 사회적 편견 및 고정관념을 조장한다는 것이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글로벌 흥행에 외신 비판도, “자폐증에 편견 키워”

▲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드라마 포스터 이미지.


블룸버그는 7일 논평을 내고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성공에 이어 우영우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재미있는 드라마지만 올바른 정보를 알려주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다”고 보도했다.

우영우는 동영상 플랫폼 넷플릭스를 통해 영어권 국가를 비롯한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방영되며 비영어권 드라마 가운데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

블룸버그는 우영우가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한국 드라마산업에 긍정적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그동안 다수의 한국 드라마 주인공은 외모가 뛰어나다는 점이 중요하게 강조된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우영우 드라마에서 자폐증을 표현하는 방식이 현실을 반영하기보다 시청자들의 입맛에 맞게 변형되었다는 점에서 아쉽다고 지적했다.

우영우 주인공이 사회적 소통에 어려움을 겪지만 학습 능력이 뛰어나고 자신의 직업인 변호사 업무에서 계속된 성공을 거두는 내용이 강조됐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자폐증 환자 가운데 우영우와 같이 ‘서번트 신드롬’을 보유하고 있는 사례는 10% 정도에 그친다며 드라마에 표현된 특징과 비교해도 매우 큰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우영우에 등장한 자폐증 환자의 행동 양상과 의사소통 방식이 대부분의 현실과 매우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대부분의 자폐증 환자가 이와 같은 특성으로 직업을 얻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며 이런 내용이 드라마에서 표현되지 않았다는 데 아쉬움을 표시했다.

서번트 신드롬을 보유한 자폐증 주인공을 내세운 ‘레인맨’과 ‘굿닥터’ 등 기존의 영화와 드라마에서 보여준 단점을 우영우가 재현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블룸버그는 “TV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보여주는 단편적 모습으로 자폐증에 대해 이해하는 일은 어렵다”며 “우영우에서 보여준 자폐증의 모습은 특성이 아닌 단순한 캐리커처에 가깝다”고 바라봤다.

우영우 주인공에 실제 자폐증 환자가 아닌 비장애인을 캐스팅해 이런 단점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블룸버그는 우영우 드라마가 유색인종 장애인 여성을 주인공으로 앞세워 다양성을 보여줬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자폐증 환자들이 보이는 행동 특성과 불안감 등은 충분히 표현되지 않았고 대부분의 환자가 처한 현실적 어려움은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으로 꼽혔다.

블룸버그는 전 세계적으로 자폐증 환자 가운데 약 20%만이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다음에 자폐증을 다루는 창작물에는 경제적 어려움 등 내용이 더 충분히 담기기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에 논평을 쓴 블룸버그 소속 칼럼니스트는 자신이 자폐증 아이를 키우고 있어 우영우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사회적 고정관념과 편견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례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자폐증과 관련해 올바르게 파악하지 않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아이에 대해 어떤 특별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지 묻는 질문을 많이 받은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우영우가 자폐증 환자를 전면에 내세운 일은 반갑지만 드라마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고정관념도 많이 담겨 있다”며 “대중에게 올바른 정보를 전달할 수 있기 바란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