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리포트 5월] 새 정부 게임정책 '신중론', 게임업계는 P2E 서둘러

▲ 넷마블 P2E 캐주얼 슈팅게임 '골든 브로스'의 포스터. <넷마블>

[비즈니스포스트] 게임업계가 5월 출범하는 새 정부를 향해 조심스러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6일 게임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게임업계는 새 정부에 대해 역대 정부 이상의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지만 윤석열 당선인이 후보시절 게임 이용자 친화적인 공약을 제시한 것과 관련해 게임사 입장에서는 규제가 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문재인 정부가 안착시킨 주 52시간제 역시 노동유연화를 이유로 개선 대상으로 지목되면서 게임업계에서는 ‘크런치모드’ 등 고강도 업무가 다시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크런치모드는 게임 등 소프트웨어 개발업계에서 마감을 앞두고 수면, 영양 섭취, 위생, 기타 사회활동 등을 희생하며 장시간 업무를 지속하는 것을 말한다.

윤석열 당선인은 게임 정책에 대해 '게이머(게임 이용자)가 우선'이라는 기치를 내걸었다. 공약집에 명시된 게임 정책 및 목표를 보면 '확률형 아이템 완전공개', '게임 소액사기 전담 수사기구 설치', '장애인 게임 접근성 불편 해소', 'e스포츠 지역 연고제 도입' 등으로 압축돼 있다. 

해당 정책은 게임 이용자들에게는 피부로 와닿을 수 있는 요소들이지만 'P2E 게임 규제', '중국 판호 갈등', '게임 대중인식 개선' 등 한국 게임산업이 당면한 과제와는 다소 동떨어져 있다.

하지만 최근 게임업계는 모바일 중심에서 블록체인 기반 'P2E(플레이투언, 게임을 플레이하며 돈을 버는 것)' 비즈니스 모델로 향하는 과도기에 접어들고 있기 때문에 새 정부에서 현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게임업계는 현 정부가 현금화를 통한 사행성을 근거로 P2E 게임을 규제하고 있는데 새 정부가 나서 이 문제를 해결해주길 바라고 있다. 

아직 변수는 남아 있다. 새 정부가 P2E 게임 요소를 비롯해 블록체인 기반 기술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규제'와 '육성'의 정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는 당분간 P2E 게임 및 대체불가토큰(NFT)과 관련한 사업에 대해 '신중론'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당선인은 당초 최종 공약집에서 'P2E 게임 허용 및 산업활성화를 위한 규제 철폐'를 내세웠지만 해당 문구는 결국 삭제됐다. 하지만 앞서 대선 후보시절에는 이용자 권익을 최우선에 두고 P2E와 NFT를 풀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때문에 게임업계에서는 새 정부가 신중론에 입각한 육성정책을 펼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데스크리포트 5월] 새 정부 게임정책 '신중론', 게임업계는 P2E 서둘러

▲ 넷마블,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 로고.


P2E 게임의 국내 서비스가 여전히 안갯속이지만 게임업계의 준비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P2E 게임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최대 화두로 내세우고 글로벌 P2E 게임 및 플랫폼과 업무 제휴를 맺는 등 생태계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또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국내 게임사의 P2E 게임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넷마블은 넷마블에프엔씨가 개발한 P2E 캐주얼 슈팅게임 ‘골든 브로스’의 미리해보기(얼리액세스) 서비스를 필리핀에서 4주간 진행하기로 했으며, 컴투스는 ‘서머너즈워: 백년전쟁’ 글로벌 버전에 P2E 요소를 추가한다.

엔씨소프트도 올해 글로벌 서비스 중인 ‘리니지W’에 NFT를 적용할 예정이며 지금까지 출시된 P2E 게임과는 차별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카오게임즈도 올해 말까지 10여 종의 P2E 게임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주요 게임기업의 신작 P2E 게임이 하나둘씩 출시됨에 따라 플랫폼 경쟁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위메이드가 ‘미르4 글로벌’의 흥행을 통해 ‘위믹스’ 플랫폼 내 탑재 예정 게임을 30개 이상 확보했고, 카카오게임즈도 보라네트워크의 ‘보라’ 플랫폼에 자회사 메타보라가 개발 중인 블록체인 기반 캐주얼 골프게임 ‘버디샷’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 같은 게임사들의 행보는 국내에서도 P2E 게임 서비스가 허용될 경우를 대비해 불확실성이 크더라도 미리 준비해 놓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이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