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자유한국당 당권과 대선을 향해 발걸음을 시작했지만 아들의 병역특혜 의혹이 불거져 시험대에 올랐다.

황 전 총리는 28일 페이스북에 “한국당 당대표에 도전하고자 한다”며 “저의 출마는 황교안 혼자만의 출마가 아닌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자 책임과 희생을 다한 국민과 함께하는 도전”이라고 말했다.
 
[오늘Who] 황교안, 아들 병역특혜 의혹으로 정치인 시험대 올라

황교안 전 국무총리.


하지만 당 안팎에서 황 전 총리의 당대표 후보 자격을 두고 논란이 있는데다 아들의 병역특혜 의혹도 제기돼 출발이 쉽지 않아 보인다.

대구MBC는 24일 황 전 총리와 대구의 제2작전사량관이었던 이철휘 예비역 대장이 '대구 기독 CEO클럽'이란 이름의 기독교 친교모임에 함께 참여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황 전 총리가 대구고검장으로 있던 2009년 9월 황 전 총리의 아들은 전북 전주 35사단에 입대했는데 그 해 10월 말에 이 대장이 있었던 대구의 제2작전사령부에 배치를 받았다. 이 때 황 전 총리 아들은 주특기가 보병에서 물자관리병, 행정병으로 두 차례 바뀐 사실도 확인됐다.

군 관계자들은 이런 식으로 소속 부대를 옮기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장교나 부사관은 근무지를 옮기는 사례가 흔하지만 일반병사는 처음 입대한 부대를 옮기는 일이 거의 없다.

병사가 부대를 옮길 때는 사고를 낸 뒤 전출하거나 해외 파병을 신청하는 등 적절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 아무런 이유 없이 우연히 주특기와 소속 부대가 바뀌지 않는다. 더욱이 사단 이상 단위에서 소속이 바뀌는 일은 대단히 드물다.

황 전 총리는 특혜 의혹을 두고 배치는 군대훈련소에서 투명하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는 아들의 배치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육군은 어떤 규정이 적용돼 주특기가 정해지고 사령부로 배치 받았는지 확인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인다.

황 전 총리 아들이 병역특혜 의혹은 2015년 9월 황 전 총리가 국무총리 후보자로 인사청문회에 섰을 때 이미 제기됐다. 당시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같은 내용으로 황 전 총리 아들의 특혜 의혹을 제기한 적 있다.

황 전 총리는 아들의 병역특혜 문제가 인사청문회에서 검증을 거친 사항이라고 주장하지만 당권과 대선을 노리는 정치인을 향한 검증은 더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자녀의 병역 문제는 과거 대통령 선거에서 영향을 미친 적이 있다.

김영삼 정부 때 국무총리를 지낸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아들의 병역기피 의혹이 1997년과 2002년 두 차례 대선에서 악영향을 미쳤다. 일각에서 이 전 총재가 대선에 패배한 결정적 원인으로 아들의 병역기피 의혹을 꼽는다.

당시 의혹을 제기한 김대업씨가 오히려 법원으로부터 배상 판결을 받고 형사책임까지 지게 됐지만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이 전 총재는 이미지에 손상을 입었다.

황 전 총리 아들의 병역특혜 의혹은 앞으로 계속 불거져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당장 당대표 선출 과정에서 후보들이 이 문제를 집중 공략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은 28일 서재헌 상근부대변인 명의로 논평을 내고 “2개월 사이 2번의 보직이 바뀌는 것이 병사에게 빈번한 일이 아니므로 고위층의 병역특혜 의혹사건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최소 3개월 당비 납부도 하지 않아 책임당원 자격도 없는 황 전 총리가 야당 대표가 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