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이 내년 초 부산~싱가포르 노선 운수권을 따내기 위해 차세대 항공기 투입을 통한 선제적 운항 확대에 나서고 있다. 

19일 이스타항공은 2019년 1월16일부터 2월7일까지 부산~싱가포르 노선의 부정기편을 왕복 14회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스타항공, 보잉 차세대 항공기 투입해 싱가포르 운수권 노린다

▲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 사장.


이스타항공에 따르면 이번 부산~싱가포르 노선의 부정기편에는 보잉의 차세대 항공기 B737-MAX8가 투입된다.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들이 대부분 B737-MAX8 항공기의 도입계획을 세워두고 있지만 실제로 항공기를 인도받아 노선에 투입하는 것은 이스타항공이 국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최초다. 

이스타항공은 B737-MAX8의 선제적 도입에 따른 부산~싱가포르 노선의 부정기편 운항이 내년 초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토교통부의 부산~싱가포르 노선의 운수권 배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싱가포르 노선은 편도 4600km정도의 중거리 노선이기 때문에 현재 대부분 저비용항공사의 주력 항공기인 B737-800 항공기로는 탑승객 수를 제한하는 등 무게를 줄여 항속거리를 늘리지 않는 이상 싱가포르 노선을 운항하기 힘들다. 

에어부산 역시 에어버스의 A321 항공기를 이용해 1월부터 부산~싱가포르 노선의 부정기편을 운항할 계획을 세웠지만 A321 역시 싱가포르 노선을 운항하기 위해서는 전체 좌석의 2/3인 130명만 채워서 운항해야 한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이 이번에 들여오는 B737-MAX8 항공기는 아무 제약 없이 싱가포르 등 중거리 노선을 운항할 수 있다. B737-MAX8의 최대 운항거리는 A321이나 B737-800 항공기보다 약 1000km 정도 길다. 

‘국제항공운수권 및 영공통과 이용권 배분 등에 관한 규칙’ 별표의 운수권 배분 평가지표에서는 해당 노선 부정기편 운항 실적, 영업소 설치 현황, 해당 노선을 위한 인력·항공기 투입 계획, 노선 운항이 국내선 감편에 미치는 영향 등을 검토하여 ‘시장 개척 기여도’ 항목의 점수를 부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B737-MAX8를 선제 도입해 부산~싱가포르 노선에 투입하면서 다른 항공사보다 운수권 배분에서 우위에 설 수 있게 된 셈이다.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은 모든 항공사들이 직항 노선을 연결하기 위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아시아 최대의 국제허브공항이다. 국제허브공항으로 향하는 직항 노선은 단순히 직항 수요 뿐 아니라 환승 수요까지 잡을 수 있는 ‘황금 노선’이기 때문이다.

영국의 항공정보제공업체 OAG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 메가허브공항 탑50’ 순위에서 창이국제공항은 올해 세계 8위, 아시아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창이국제공항은 이 순위조사에서 2016년 인도네시아 수카르노하타 국제공항, 일본 하네다국제공항에 밀려 아시아 3위였다가 2017년 아시아1위로 뛰어오른 뒤 2년째 아시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환승, 관광 등의 목적으로 창이국제공항을 이용하는 사람의 수는 한 해 5200만 명에 이른다.

국토교통부는 8월2일부터 3일까지 이틀 동안 서울에서 열렸던 한국·싱가포르 항공회담에서 부산~싱가포르 노선의 항공기 운항가능 횟수를 최대 주 14회로 확정했다고 8월3일 밝혔다. 

항공업계에서는 국토교통부가 부산~싱가포르 노선을 포함한 운수권을 2019년 2월이나 3월에 항공사에 배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운수권 배분은 운항 실적 이외에도 여러 사항을 고려해 결정된다”며 “운항경험의 유무가 심사나 선정 과정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싱가포르 노선의 운수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