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의 임기가 거의 끝나가면서 연임 여부에 시선이 몰린다.
양 사장은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도 실적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6일 KB손해보험에 따르면 양 사장의 임기가 31일 끝난다.
양 사장은 2015년 말 KB손해보험 대표로 내정된 뒤 지금까지 3년 가까이 KB손해보험을 이끌고 있다. 옛 LIG손해보험이 KB손해보험으로 바뀐 뒤 선임된 첫 KB금융그룹 출신 사장이다.
양 사장은 지난해 2년 임기를 마친 뒤 연임에 성공했는데 올해 역시 연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보다 실적이 뒷걸음질하긴 했지만 보험업계 전반의 영업환경이 어려웠던 만큼 나름 잘 방어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8% 줄었다. 그러나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순이익은 같은 기간 두 자릿수 줄었다.
KB손해보험 내부에서도 평가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양 사장 스스로도 KB손해보험에 상당한 애착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 사장은 지난해 유력한 KB국민은행장 후보로 꼽혔지만 스스로 KB손해보험 대표로 연임할 뜻을 강하게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양 사장은 KB금융지주 부사장 시절 LIG손해보험(KB손해보험)의 인수 작업을 총괄했고 KB손해보험 대표에 오른 뒤에도 LIG손해보험 출신 인력들과 화학적 결합을 이끌어내기 위해 힘썼다.
KB금융그룹 내부의 고위 임원 가운데 KB손해보험 대표로 가고 싶어하는 인물이 있다는 점은 연임에 변수로 꼽힌다.
KB금융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KB금융지주에서 KB손해보험 대표로 가고 싶어하는 고위 임원들이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고 말했다.
KB금융그룹 내부에서 KB금융지주 회장이나 KB국민은행장 등 핵심 자리에 앉으려면 주요 계열사 대표를 거쳐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주요 계열사 대표에 올라 실적을 개선하는 등 경영능력을 보여준 뒤 다음 단계로 나아가려는 일부 고위 임원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양 사장은 지주 회장이나 은행장 후보로 꾸준히 거명된다.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과
허정수 KB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 역시 차기 지주 회장과 은행장 후보로 꼽힌다.
올해 말 주요 계열사 가운데 KB증권과 KB손해보험에서 대표의 임기가 끝난다.
KB금융지주에 마땅한 보험 전문가가 없지만 양 사장 역시 보험업 경험이 없음에도 KB손해보험을 잘 이끌고 있는 만큼 경험 부족이 큰 문제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KB금융그룹 인사에서도 KB금융지주나 KB국민은행에서 어느 정도 인정을 받은 인물들이 계열사 대표로 갔다.
당시 4개 계열사의 대표가 바뀌었는데 2곳은 KB금융지주 출신이, 2곳은 KB국민은행 출신이 대표로 이동했다.
특히 KB금융지주에서 사장 자리가 없어지고 KB국민은행에서 부행장 수도 줄어 일부 ‘인사 적체’가 발생하면서 계열사 이동을 원하는 움직임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윤 회장은 지주 회장과 KB국민은행장을 분리하며 지주사 사장 자리를 없앴다. KB국민은행에서도 지난해 말 임원인사를 통해 부행장 수를 기존 8명에서 3명으로 줄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