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이 대형 올레드(OLED) 패널의 공급을 늘리기 위해 온힘을 쏟고 있다.

중국 기업의 공격적 LCD 생산설비 증설과 올레드TV 시장의 성장세를 고려하면 올레드로 투자 전환이 시급하지만 대형 올레드 생산량이 기대보다 빠르게 늘지 않고 있다.
 
한상범, 중국 진입 전 LG디스플레이 대형올레드 확대 서둘러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


9일 업계는 올레드TV시장에 진입하는 기업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LG디스플레이가 대형 올레드를 공급하는 거래선을 늘릴 기회가 찾아왔다고 보고 있다.

한 부회장은 어려운 LCD업황을 타개하는 방안으로 올레드로 사업구조 전환을 결심했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까지 세계에서 대형 올레드 양산 기술력을 보유한 유일한 기업으로 올레드 패널에서 미래 성장성을 찾고 있다.

하지만 지속적 적자로 현금 흐름이 악화해 올레드 투자여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분석이 업계 안팎에서 나왔다.

한 부회장은 올레드 투자를 위해 8천억 원 수준의 신디케이트론을 체결하는 등 투자자금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올해 안에 대형 올레드 공급량을 늘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중국 광저우에 설립하고 있는 올레드 공장은 2019년 하반기에 완공될 것으로 예상되고 국내 파주 10.5세대 올레드 라인도 2021년부터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가 대형 올레드 공급을 늘리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도 올레드TV시장 성장성은 커지고 있다.

LG전자가 사실상 독과점하고 있던 올레드TV시장에 중국과 유럽 TV 기업들이 속속 진출하면서 올레드TV 보급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올레드TV시장 규모는 2017년 159만대에서 2020년 60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중국 패널기업들도 본격적으로 대형 올레드 패널 양산에 뛰어들고 있다. 

BOE와 차이나스타, 티앤마 등 중국 기업들이 중소형 올레드 생산능력을 연 평균 100%씩 늘리고 있는 데 이어 대형 올레드 패널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2019년 안으로 대형 올레드 투자를 확정하고 시장에 진입할 것”이라며 “중국 10.5세대 LCD 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올레드 투자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와 중국 하이센스 등에 올레드TV 패널을 공급하고 있지만 사실상 올레드 공급량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주요 거래선들이 대형 올레드 패널 부족현상을 겪고 있는 가운데 후발기업들이 대형 올레드 생산을 시작하면 올레드시장에서 입지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기업이 대형 올레드 패널의 양산에 들어간다면 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LCD처럼 물량 공세를 펼 수 있는 만큼 LG디스플레이가 선제적으로 대형 올레드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공고하게 구축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원식 신영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올레드 기업으로 빠르게 전환해야 할 것”이라며 “올레드TV시장의 성장세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