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지주사체제로 전환하면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누가 맡을까?
지주사체제 초기의 안정성을 감안해
손태승 행장이 지주 회장을 겸직하는 방안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과점주주들은 지주 회장과 은행장 분리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후보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낙관하기에는 이른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당국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 사외이사 5명은 이날 비공식적으로 만나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전환한 뒤의 지배구조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우리은행 관계자나 다른 참석자 없이 우리은행 과점주주의 추천을 받은 사외이사만 참석했다.
예금보험공사가 우리은행 최대주주로 있지만 금융당국이 우리은행 지배구조에 관여하지 않기로 선을 그은 만큼 우리금융지주의 지배구조는 사외이사들의 뜻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사외이사들은 우리은행이 우리금융지주로 전환한 뒤
손태승 우리은행장이 지주 회장과 행장을 겸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행장이 지난해 12월부터 우리은행을 이끌면서 상반기에 사상 최대 순이익을 거둔 데다 우리은행의 숙원이었던 지주사 전환도 이뤄내는 등 성과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 우리금융지주가 출범하더라도 우리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한 만큼 초기부터 지주 회장과 행장을 분리할 필요성은 낮다는 시선도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의 은행계 금융지주사들이 지주사체제로 전환한 뒤 지주 회장과 행장 겸직을 통해 조직 안정화를 꾀했다는 점도 손 행장의 지주 회장 겸직에 힘을 실어준다.
사외이사들은 지주 회장과 행장을 분리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장점과 단점도 각각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손 행장이 지주 회장을 겸임하면 은행뿐 아니라 증권와 카드, 보험 등 다각화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꾸려야하는 상황에서 지주의 청사진 구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만큼 지주 회장과 행장을 분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사외이사들이 지주 회장과 행장의 분리체제를 선택한다면 두 자리를 놓고 외부인사냐 내부인사냐를 두고 저울질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주 회장과 행장에 걸맞는 인사를 외부에서 찾을 수 있는지를 놓고 이미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외이사들이 우리금융지주 지배구조의 논의에 들어간 만큼 금융위에서 10월 안에 인가를 내주면 서둘러 지주 회장과 행장을 결정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