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은 8월 국제유소년 축구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하기 직전 윤석헌 금감원장과 약 30분가량 만났다.
김 회장은 윤 원장에게 평양 방문 계기와 일정 등을 소개하고 북한과 금융 협력방안을 소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그동안 금융당국과 ‘악연’에 발목이 잡혀 운신의 폭이 자유롭지 못했는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김 회장은 은행권 채용비리와 관련한 혐의도 벗었다. 6월 대검찰청 반부패부(검사장 김우현)가 KEB하나은행 채용비리에서 공모 관계를 입증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김 회장을 기소하지 않았다.
금감원은 2017년 12월 하나금융지주 회장 선출 과정에서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 현직 회장이 참여하는 것이 공정하지 않다고 경영유의조처를 내렸지만 결국 김 회장이 뚝심으로 연임에 오르면서 금감원과 관계가 껄끄러워졌다.
그 뒤 최흥식 전 금감원장이 '채용비리'와 관련된 불미스러운 일로 물러났고 윤 원장이 금감원장에 오르면서 김 회장이 금감원과 관계를 회복할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김 회장이 금융당국과 관계 개선할 여지가 커진 만큼 그동안 김 회장이 강조해 온 비은행 부문 강화에도 탄력이 붙을 수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신한금융그룹이나 KB금융그룹과 비교해 은행을 제외한 투자금융,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덩치가 크지 않다. 이 때문에 하나금융그룹은 보험이나 증권 등 비은행 분야에서 인수합병을 추진하려는 의사도 내비쳤다.
김 회장이 2018년 신년사에서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했고 곽철승 하나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18년 1분기 기업설명회(IR)에서 “인수합병 기회가 있다면 보험이든 증권이든 (가리지 않고) 비은행사업을 강화하는 정책을 쏟아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나금융투자가 지난해부터 추진하던 하나UBS자산운용의 잔여 지분 확보도 탄력이 붙을 수도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현재 하나UBS자산운용의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로부터 대주주 변경 승인을 거쳐 하나UBS자산운용을 100% 자회사로 삼고 회사이름도 변경할 계획을 세워뒀지만 금융당국이 돌연 심사를 중단하면서 9개월가량 답보 상태에 빠져 있다.
대주주의 은행법 위반 혐의를 심사 중단의 대외적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당시 업계에서는 김 회장과 금융당국의 껄끄러운 관계를 원인으로 파악하는 시각이 더 우세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UBS자산운용은 하나금융투자와 UBS의 합작회사인 만큼 펀드를 운용할 때 UBS와 합의가 있어야 했지만 100% 자회사로 편입하게 되면 훨씬 운용이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