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타이밍이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에게 지분을 넘길 시점을 놓고 계산이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이명희, 정용진 정유경에게 이마트 신세계 언제 넘기나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증여세는 증여한 날을 기준으로 앞뒤 60일, 모두 120일 동안의 평균 주가에 주식 수를 곱한 금액을 기준으로 정해진다. 50억 원 이상을 증여하면 최고세율 50%가 적용된다.

2일 신세계그룹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최근 들어 계열사 사이 지분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지분 승계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이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 결국 ‘이명의 회장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지분을 넘기느냐’만 남았다는 것이다.

그동안 신세계그룹에서 증여를 통해 지분을 승계해왔던 만큼 이번에도 매입이 아닌 증여를 선택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를 물려받으려면 이명희 회장이 들고 있는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이 필요하다. 이 회장은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각각 18.22%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정 부회장은 최근 보유하고 있던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신세계I&C, 신세계건설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이를 통해 250억 원가량을 확보했다.

이제 정 부회장이 들고 있는 지분은 광주신세계와 이마트뿐이다. 정 부회장은 광주신세계 지분 52.08%를 들고 있다.

정 총괄사장은 최근 아버지 정재은 신세계그룹 명예회장으로부터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을 증여받았다. 최근 증여세를 내기 위해 일부 지분을 매각해 현재 들고 있는 지분은 19.34%다.

증여 대상인 이마트와 신세계 주가는 낮을수록, 자금줄인 광주신세계와 신세계인터내셔날 주가는 높을수록 두 사람에게 유리하다.

이마트 주가는 2016년 9월 역대 최저치인 15만 원대까지 떨어졌으나 그 뒤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3월 장중 한때 32만 원대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다시 하락해 2일 종가는 22만2500원이다.

앞으로의 주가를 놓고는 증권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오프라인 할인점이 구조적 정체기에 접어들었다는 전망과 온라인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을 것이란 전망이 함께 나온다.
 
[오늘Who] 이명희, 정용진 정유경에게 이마트 신세계 언제 넘기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신세계 주가는 한동안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으나 최근 주춤하다.

지난해 9월 17만 원대에 머물렀으나 5월 장중 한때 47만 원대를 찍기도 했다. 그 뒤 다시 하락해 2일 33만8500원에 장을 마쳤다.

1년도 안 돼 주가가 2배가량 오른 만큼 증여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시점으로 보인다.

자금줄로 꼽히는 광주신세계와 신세계인터내셔날 주가 향방 역시 중요하다.

광주신세계 지분가치가 올라야 정 부회장에게 유리하지만 광주신세계 주가는 맥을 못 추고 있다. 7월30일 52주 신저가인 20만2500원까지 떨어졌고 여전히 20만 원대에 머물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주가는 조금 더 복잡하다. 자금줄이라는 측면에서 볼 땐 올라야 유리하지만 이 역시 증여받았기 때문에 오를수록 증여세 부담이 커지는 탓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주가는 2일 전날보다 1.39% 오른 18만2천 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5월까지만 해도 5만 원대였지만 1년 사이 3배 넘게 올랐다.

이명희 회장은 1943년생으로 76살의 비교적 고령이라는 점,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를 사실상 이끌고 있다는 점 등을 볼 때 신세계그룹에서 지분 승계가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