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의 최대 경쟁사인 일본 무라타가 IT기기용 적층세라믹콘덴서 공급을 늘리고 있지만 업황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8일 "대만 IT기기 제조업체들이 무라타와 IT기기용 적층세라믹콘덴서 공급계약을 맺었다"며 "업황 악화 가능성이 시장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고 바라봤다.
무라타는 글로벌 적층세라믹콘덴서 1위 업체로 스마트폰 등 IT기기에 사용되는 제품이 아닌 자동차 전장부품에 사용되는 콘덴서를 주력으로 한다.
세계 2위 적층세라믹콘덴서 제조사인 삼성전기는 IT기기용 부품의 공급 비중이 훨씬 높다.
무라타가 IT기기용 콘덴서 공급을 늘리면 현재 벌어지고 있는 공급 부족 상황이 완화돼 삼성전기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증권가에서 나왔다.
17일 삼성전기 주가는 하루만에 4.05% 급락해 장을 마쳤다.
하지만 조 연구원은 무라타의 IT기기용 적층세라믹콘덴서 공급 확대가 오히려 공급 부족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을 나타내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조 연구원은 "대만 제조사들은 IT기기용 적층세라믹콘덴서 수급에 어려움을 겪자 무라타와도 공급계약을 맺고 있는 것"이라며 "수요가 그만큼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전기가 무라타의 공급 확대로 실질적 타격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조 연구원은 무라타가 전장부품용 콘덴서 공급 비중을 높이는 것이 생산원가 측면에서 효율적이기 때문에 IT기기용 제품 공급을 더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파악했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적층세라믹콘덴서 공급 부족이 모든 사업영역에서 지속되고 있다"며 "삼성전기가 업황 악화의 타격을 받을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내다봤다.
삼성전기의 적층세라믹콘덴서 공급 물량은 지난해 약 7천억 개에서 올해 8천억 개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매출과 영업이익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