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행장과 김 전 부사장이 각각 장단점이 뚜렷한 만큼 임추위의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전 행장은 2016년 1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NH농협은행장을 맡아 ‘빅배스(대규모 부실털어내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경영능력은 충분히 입증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NH농협은행은 2016년 당시 조선해운업과 관련된 부실채권을 한번에 정리하면서 순이익 580억 원을 거두는 데 그쳤지만 이듬해인 2017년 순이익 6521억 원을 거두며 정상궤도에 올랐다.
이 전 행장은 NH농협금융지주 부사장 시절에 옛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의 통합을 주도해 NH투자증권을 공식출범시키는 등 은행뿐 아니라 비은행부문 이해도도 상당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전 행장은 “고향의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생각으로 경북대 겸임교수도 하고 있다”며 “그동안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대구 금융시장을 한단계 도약하는 데 쓰고 싶어 DGB금융지주 회장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다만 대구·경북지역에서 대구은행의 강력한 경쟁사인 NH농협은행의 수장이었단 점에서 그룹 내부에서 비우호적 평가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오 전 부사장은 하나금융지주 부사장과 하나HSBC생명 사장 등을 지낸 만큼 DGB금융지주의 비은행부문 강화에 보탬이 되는 역할을 할 인물로 꼽힌다.
하나은행 대구경북지역본부장과 영남사업본부 부행장을 맡아 경북지역에서 영업활동을 해봤던 경험도 장점으로 꼽힌다.
DGB금융지주 임추위 위원들과도 인연을 맺고 있다.
DGB금융지주 임추위는 조해녕 전 대구시장과 하종화 전 대구국세청장, 전경태 계명대 명예교수, 서인덕 영남대 명예교수, 이담 변호사 등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됐는데 이 가운데 조해녕 전 시장과 서인덕 교수 등이 경북고등학교 출신으로 김 전 부사장과 동문이다.
다만 고문을 제외하고 2015년 이후 현업에서 떠나있었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1954년생으로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다는 점을 놓고는 평가가 엇갈린다.
금융지주 회장 후보로서 나이가 많다는 점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지만 오히려 DGB금융지주 상황에 비춰보면 장점으로 작용될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BNK금융그룹은 지주 회장에 1946년생인 김지완 회장을 선임하고 그룹 2인자 자리인 지주 사장과 부산은행장에 각각 내부인사를 앉혔다.
김지완 회장을 중심으로 그룹 쇄신을 이루는 것과 동시에 내부인사를 중심으로 한 차기 권력구도를 동시에 염두에 뒀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와 비슷한 선택을 DGB금융지주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전 부사장은 “DGB금융그룹은 지속성장을 위해 CEO후보군 양성 및 계승을 위한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투명하고 모범적으로 운용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DGB금융그룹이 신뢰를 받는 우량 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