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서울 강남에 투자하고 싶어 하지만 너무 비싸 엄두가 나질 않는다고 한다.

게다가 너무 많이 올라서 지금 사면 상투를 잡는 것 같아 불안해서 망설인다고도 한다. 서울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곳이 명동과 강남이니 그런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땅 값 비싼 서울 강남에도 눈여겨 볼 ‘오지’는 있다

▲ 장인석 착한부동산투자연구소 소장.


그러나 강남에도 오지가 있다면 믿겠는가.

강남에도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동네가 있고 땅값이 강남 평균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지역이 있다. 최첨단 빌딩이 즐비한 강남에 이런 오지가 있다는 것은 아직 개발의 손길이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개발될 여지가 풍부해 지가 상승의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논현1동과 양재2동이 대표적이다.

논현1동은 강남에서 가장 땅값이 비싸다는 강남역에서 불과 3km 떨어진 곳이지만 강남에서 오지라 불릴 정도로 허름한 동네다. 논현1동은 신논현역에서 강남대로를 따라 신사역까지의 지역을 말하지만 필자가 말하는 강남의 오지 논현1동은 신논현역에서 논현역까지의 지역만을 일컫는다.

이 지역에서는 강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초호화 빌딩도 없고 이면도로 안쪽으로 들어가면 재래시장도 있고 온통 허름한 빌라와 작은 건물들 천지다. 이 지역에는 그 흔한 아파트 단지 하나 없다. 영동시장이라 불리는 재래시장 인근 이면도로는 직장인들이 퇴근 후 즐겨 찾아와 하루의 시름을 달래는 먹자골목이 형성돼 있다.

논현1동은 강남에서는 가장 땅값도 싸고 임대료도 싼 곳이지만(그렇다고 강북보다 싸지는 않다) 교통이 매우 편리하다.

9호선 신논현역과 언주역이 자리해 있고, 7호선 학동역과 논현역이 있다. 논현1동은 네모반듯한 지역인데 서울에서는 유일하게 지역 전체가 지하철역 4곳으로 둘러싸여 있다. 어느 쪽으로 가든 10여분만 걸어가면 지하철역에 도달할 수 있는 지역이다.

이 일대는 교통이 편리하다 보니 강남에 직장이 있는 전월세 세입자들이 매우 선호한다.

10여 년 전만 해도 보증금 1000만 원에 40만∼50만 원 하던 원룸이 요즘은 80만∼90만 원을 줘도 구하기가 쉽지 않다. 매매가도 10년 간 거의 2배 이상 올라서 원룸 한 채 값이 2억 원을 넘은 지 오래다. 그런데도 신축 빌라 지을 땅이 별로 남지 않아서 구입하기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논현1동의 전월세 값과 매매가는 앞으로도 상승할 여력이 많다.

2024년 완공 예정인 신분당선이 완공되면 강남역 다음 정거장인 신논현역과 논현역은 더블 역세권이 되어 유동인구는 더욱 늘어나게 된다. 게다가 강남 주민들 사이에선 신분당선 완공과 즈음해서 강남역에서 논현역까지 구간에 지하상가가 생긴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신분당선이 완공되면 유동인구가 대폭 늘어날 것이 분명하므로 지하상가 공사는 아주 근거가 없는 얘기는 아니다.

이 지역 땅값이 계속 상승할 또 다른 이유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강남에서는 비교적 임대료가 싼 지역이라 찾는 수요자는 많은데 신축빌라 공급은 몇 년 전부터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지을 만한 땅이 별로 남지 않은데다 그나마 지을 수 있는 땅도 땅 소유자가 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들고 있으면 계속 오르는데 굳이 팔 필요가 없는 것이다.

2017년 말에 뉴힐탑 호텔 뒤편에 투 룸 신축빌라가 분양된 적이 있는데 아주 좋은 위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두 달 만에 완판됐다. 매매가는 3억 4000만 원이어서 전세 끼고 구입하면 6천만 원의 투자금만 있으면 됐다.

사실 이런 물건은 소식을 접하면 일단 사고 봐야 하는데 어떤 이는 이 물건을 만나고도 뭐가 좋은 건지 몰라 고민하다 놓치고 말았다. 이런 사람을 보면 좀 측은하다.

양재 시민의 숲 지하철역 역세권인 양재2동과 개포4동도 강남에서는 아직도 땅값이며 전월세값이 저렴한 편이다.

하지만 이 지역도 인근 개포주공아파트의 재건축 이주가 시작되고 우면동에 삼성 R&D 캠퍼스가 완공되면서 큰 폭으로 올랐다. 불과 6,7년 전만 해도 이 지역 투룸 신축빌라 시세는 2억 원 내외였지만 지금은 3억 원이 넘었고 그마저도 공급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양재2동 역시 아파트 단지는 없고 거의 모두 빌라와 다세대 주택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지역 내에 초 중 고교가 다 있고 양재근린공원도 위치해 있어 논현1동에 비해서는 주거환경이 좀 더 쾌적하다. 주변에 농협하나로마트와 코스트코 등도 이용할 수 있어 논현1동에 비해서는 3∼4인 가족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 지역 역시 아직은 지가 상승 여력이 풍부하다. 개포주공 최대 단지인 개포1단지의 이주가 2018년 봄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주 수요로 전월세 가격이 크게 오를 확률이 높다.

이주가 끝나고 난 다음에도 이 지역의 지가는 꾸준한 오름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 강남 출퇴근 수요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데 비해 이 지역의 주택 공급은 항상 부족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금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논현1동과 양재2동의 꼬마빌딩을 노려본다.

앞으로도 상권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지가 상승폭이 클 전망이다.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이 가능한 꼬마빌딩은 프리미엄을 더 주고서라도 구입하는 것이 현명하다.

자금이 부족한 사람들은 다세대주택이나 오피스텔 구입을 고려해볼 만하다. 다른 지역에 비해 안정적 월세 수입이 가능한 곳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10여 년 간의 추세를 감안할 때 꾸준한 임대료 상승이 예측된다.

착한부동산투자연구소 https://cafe.naver.com/goodrichmen  
 
장인석은 경희대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동아일보사에 공채로 입사해 15년 동안 기자로 활동했다. 퇴사 후 재건축 투자로 부동산에 입문, 투자와 개발을 병행하면서 칼럼 집필과 강의, 상담, 저술 등으로 명성을 쌓아왔다. 

2009년 7월부터 ‘착한부동산투자연구소’를 차려 착한투자를 위한 계몽에 열심이다. 네이버에 ‘착한부동산투자’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부동산투자 성공방정식', '불황에도 성공하는 부동산 투자전략', '재건축, 이게 답이다', '돈 나오지 않는 부동산 모두 버려라', '부자들만 아는 부동산 아이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