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대우건설 내부와 외부 출신을 가리지 않고 사장 공모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과거 박창민 전 사장을 선임할 때 밀실합의 등의 문제가 불거졌었던 점을 의식해 최대한 공정하게 공모절차를 밟겠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산업은행이 그동안 관리해온 여러 기업들의 사장 인사를 진행할 때 보여줬던 행보를 감안할 때 대우건설 출신 인사가 후보군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산업은행은 과거 대우조선해양 사장을 선임할 때도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를 역임했던 정성립 사장을 선택했다. 2016년 6월 대우건설 사장 공모를 진행할 때도 애초 대우건설 내부인사들을 최종 후보군에 올렸다.
사장후보추천위원회가 사장 지원요건으로 ‘대형건설사 내부사정에 능통하고 대규모 조직과 인력을 성공적으로 관리한 경험을 보유한 사람’을 제시한 점도 대우건설 출신에게 높은 점수를 줄 요인으로 꼽힌다.
산업은행은 과거 우여곡절 끝에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한 박창민 전 사장을 대우건설 사장으로 뽑았지만 대우건설 조직을 장악하는 데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사장을 맡고 있는 송문선 대표이사도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이라 대형건설사를 관리하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과거 대우건설에서 임원을 맡았던 인사들은 대우건설에서 최소 20년 이상 일한 경력을 지녀 조직문화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대우건설 내부 분위기를 다잡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다.
건설업계도 대우건설 출신의 인사들이 새 사장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본다.
소경용 전 경영지원본부장과 이경섭 전 주택영업본부장, 조응수 전 부사장, 원일우 한양 사장 등이 후보군으로 거명된다.
소 전 본부장은 1959년생으로 서강대학교를 졸업했다.
대우건설에서 상무로 재직할 때 주택사업을 담당했으며 전무로 승진한 뒤 개발사업실장과 전략기획실장,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역임하다가 2017년 초 대우건설을 떠났다.
▲ 소경용 전 대우건설 경영지원본부장 전무(왼쪽), 이경섭 전 대우건설 주택영업본부장 전무.
이 전 본부장은 1962년생으로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뒤 대우건설에 입사해 주택사업담당 상무를 맡다가 전무로 승진해 외주구매본부장과 주택사업본부장을 맡았다. 2014년 초에 대우건설에서 퇴사했다.
조응수 전 부사장과 원일우 한양 사장 등은 모두 대우건설에서 부사장까지 지낸 인물들로 2016년 진행됐던 대우건설 사장 공모에 도전했던 전례가 있다.
내부인사로는 박창민 전 사장의 전임자였던 박영식 전 사장이 거명된다. 박영식 전 사장은 2016년 6월 사장 공모에 직접 나서 최종면접까지 진행했으나 대표이사에 오르지 못한 뒤 현재 고문을 맡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2월부터 대우건설 상무급 이상 임원들과 개별면담을 한 결과를 바탕으로 내부출신 인사를 새 사장 후보로 낙점할 것이란 말도 나오지만 현실적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 회장은 4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대우건설 전무들과 한 개별면담에 대해 “전부 남의 일 얘기하듯 하고 전부 남 탓만 하더라”고 말했다. 실제로 유력한 사장 후보로 꼽혔던 이훈복 전무를 비롯한 고위급 임원들이 대거 물갈이됐다.
대우건설 대규모 인사에서 전무급 이상 임원으로는 6명 정도가 남아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