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이 한진그룹 경영에 복귀하면서 한진그룹 오너3세의 승계구도에도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 사장이 그룹 호텔사업을 담당하는 자리를 맡으면서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설 자리는 좁아질 수도 있다.
 
조현아 경영복귀로 조양호 3자녀 한진그룹 승계구도에 변화 불가피

▲ (왼쪽부터)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29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조현아 사장이 앞으로 한진그룹 호텔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조현아 사장은 이날 오전 열린 주주총회에서 칼호텔네트워크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당장은 조 사장이 칼호텔네트워크 산하 호텔 경영을 맡지만 앞으로 한진그룹 호텔사업 전반으로 권한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조현아 사장은 항공기회항 사건이 발생하기 전인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로서 한진그룹 호텔사업을 맡았는데 이번에 칼호텔네트워크에 복귀했다.

조현민 전무가 지난해 4월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에 올라 조현아 전 부사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한진그룹 호텔사업을 맡아왔다.

이에 따라 한진그룹 오너3세들은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이 대한항공과 그룹 총괄을, 장녀인 조현아 사장이 호텔사업을, 차녀 조현민 전무가 관광부문 등 나머지 계열사를 맡는 방식으로 역할을 분담할 것으로 점쳐진다.

애초 한진그룹은 승계구도를 감안해 조원태 사장이 그룹 총괄과 대한항공을, 조현아 사장이 호텔과 관광 등 사업을, 조현민 전무가 진에어를 맡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조현아 사장이 항공기 회항사건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데다 조현민 전무가 진에어 이사회에서 빠지는 등 변화가 일어났다.

이에 따라 조현아 사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하지 않으면 조원태 사장이 그룹 총괄과 대한항공 경영을 맡고 조현민 전무가 호텔과 관광을 맡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왔다.

한진그룹은 승계구도를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승계가 마무리되려면 조 회장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을 누가 물려받느냐 하는 점이 중요하다. 물론 조원태 사장이 받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유력하지만 자녀 3명이 어떻게 역할을 나눌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한진칼은 대한항공, 칼호텔네트워크, 한진관광 등 자회사를 보유한 한진그룹 지주회사다. 2017년 말 기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분 17.84%를 보유해 최대주주이며 조원태 사장과 조현아 사장, 조현민 전무가 각각 지분 2.34%와 2.31%, 2.30%를 쥐고 있다.

조 회장 세 자녀의 지분율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장남인 조원태 사장은 대한항공을 이끌며 승계구도에서 한발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거뒀고 7년 만에 배당을 실시했다.

조현민 전무는 조현아 사장의 경영복귀로 역할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조현아 경영복귀로 조양호 3자녀 한진그룹 승계구도에 변화 불가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 전무는 조현아 사장이 칼호텔네트워크 사내이사에 오르면 앞으로 대표이사에서 내려오거나 유지하더라도 목소리를 내기 어려울 수 있다. 

조 전무는 미국 국적자인 만큼 진에어 경영일선에 나서는 데 부담이 있다. 한진그룹 승계구도에서 진에어를 담당하게 될 가능성이 적다는 뜻이다.

항공안전법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사람이 항공사 지분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거나 항공사업을 사실상 지배하면 항공기를 등록할 수 없다.

조 전무는 진에어 부사장이지만 2016년 3월 사내이사에서 물러나 이사회에서 빠졌다. 최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진에어 대표이사에 올라 최정호 진에어 대표이사와 각자대표체제를 구축해 진에어를 직접 챙기고 있다.

조 전무는 한진관광과 정석기업 대표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정석기업은 서울시 중구의 한진빌딩 본관 등 부동산을 관리하는 한진그룹 계열사다.

조 전무는 대한항공 여객기의 면세품을 판매하는 계열사인 싸이버스카이의 사내이사도 맡고 있다. 한진칼과 대한항공에서는 각각 전무A와 한진정보통신 부사장 등 미등기 임원으로 일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