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현대차그룹에 미래차 DNA를 주입하면서 현대차그룹이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경영보폭을 두드러지게 확대하며 외부 IT기업과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현대차그룹 내부에서 미래차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조직개편을 주도했다. 
 
[오늘Who] 현대차그룹은 이제 정의선의 길로 간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2017년 2월 신기술 개발, 신사업 발굴 등을 총괄하는 현대차그룹 전략기술연구소가 출범했으며 11월에는 인공지능,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연구와 스타트업 투자를 추진하는 '현대크래들'이 설립됐다. 

정 부회장은 기자들에게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 경영인으로 꼽혔는데 2018년 1월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인 ‘CES2018’에서는 확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정 부회장은 당시 CES2018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IT나 ICT회사보다 더 IT나 ICT회사 같아지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말하면서 현대차의 방향성을 내보였다.

현대차그룹이 28일 마침내 사업 및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놨다. 

현대모비스는 핵심 사업부문인 모듈과 AS부품사업부문을 떼어내고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등 미래차 핵심 기술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현대글로비스도 현대모비스의 모듈과 AS부품사업부문을 품고 모빌리티 서비스 등 미래차분야의 사업을 확장하기로 하면서 현대차그룹의 미래차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을 보탠다.

이런 사업 및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 부회장 등 대주주가 다른 계열사에서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들여 현대모비스를 책임경영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사업 및 지배구조 개편안을 놓고 정 부회장 승계와 연관해 보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하지만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이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한 뒤 정 부회장이 정 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을 물려받는 방식으로 경영권 승계를 마칠 것으로 보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정 회장이 2016년 12월 이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정 부회장이 경영보폭을 넓힌 것처럼 현대차그룹의 중심이 정 회장에서 정 부회장으로 이동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이제 대관식만 남겨놓은 것일까?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