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전문가들 "삼성중공업 합병무산은 잘 된 일"  
▲ (왼쪽)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과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이 무산된 데 대해 증권 전문가들은 대체로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합병 무산이 삼성중공업의 경우 가장 합리적 선택이라고 평가받은 반면 실적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삼성엔지니어링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증권사들은 20일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 무산에 대해 대체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김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합병 철회는 과도한 주식매수청구 부담에도 불구하고 합병을 진행했을 때 합병회사의 재무구조가 악화돼 주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영업외 이슈와 관련한 위험요소가 줄어들어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 입장에서 재무부담을 회피했고 향후 합병을 재추진하더라도 주주들에게 더 호의적 조건에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삼성중공업이 내릴 대안 가운데 가장 합리적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주주들이 조선업황 전망이 단기적으로 확실하지 않고, 재무 건전성 악화를 감수하면서까지 평가가치가 높게 형성된 삼성엔지니어링과 합병을 우려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이들 증권사들은 삼성중공업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내렸다. 실적이 계속 부진한 데 대해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이들은 앞으로 수주실적이 주가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현 연구원은 "재무 리스크가 해소된 지금부터 수주회복이 주가 상승을 이끌 동력"이라고 말했다.

특히 합병 무산 이후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박상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합병 결정 당시 삼성엔지니어링의 기존 주주에게 유리한 합병비율 등으로 합병은 삼성엔지니어링에 긍정적이었다"며 "합병계약이 무산되면서 자본규모가 비교적 작고 실적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삼성엔지니어링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내다봤다.

김형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삼성엔지니어링은 혼자서 자립할 수 없고 삼성중공업이 재합병을 추진하든지 애초에 이야기가 나왔던 삼성물산과 합병을 추진하든지 해야 한다"며 "누구와 어떤 방법으로 언제 합병을 할지 방향성이 정해질 때까지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주가에 불확실성이 존재할 것"이라고 점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