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의 남매경영 2년을 맞아 신세계그룹 계열사들이 실적과 주가 모두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각각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운 온라인사업과 면세점사업에서 성과를 내면서 본업에 대한 우려도 잠재우고 있다.
 
정용진 정유경 '남매경영' 안착, 이마트와 신세계 모두 호조

정용진(왼쪽)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신세계와 이마트 주가가 모두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유통업계가 내수시장 정체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눈에 띈다.

신세계그룹은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이마트는 오빠인 정용진 부회장이 맡고 백화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는 동생 정유경 총괄사장이 담당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어머니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에 이어 이마트의 2대주주며 정 총괄사장 역시 이명희 회장에 이어 신세계의 2대주주다.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이마트와 신세계를 따로 맡아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는데 각자의 사업에 주력하면서 성과를 내고 있다.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이갑수 사장과 장재영 사장도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을 도와 회사를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세계 주가는 올해 들어 무려 59.9% 급등했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에 17만6천 원에 장을 마쳤는데 8일 28만1500원에 거래를 끝냈다.

신세계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4분기가 백화점 최대 성수기인 데다 최근 들어 한중관계 개선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백화점부문의 성장세가 예전 같지 않더라도 새 성장동력으로 삼은 면세점사업에서 확실한 성과를 내며 전체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는 점도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의 100% 자회사 신세계DF가 운영하는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3분기에 영업이익 97억 원을 거두며 첫 분기 흑자를 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지난해 5월 개장했는데 개장 1년 반도 되지 않아 거둔 성과다.

신세계의 3분기 순이익은 신세계DF의 영향을 받아 지난해 3분기보다 620% 가까이 늘었다.

최근 중국에서 한국행 단체관광이 일부나마 허용되는 등 사드보복 완화 움직임이 곳곳에서 보이면서 신세계DF의 실적을 놓고 더욱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동에 있다. 백화점 건물에 입점해 있어 백화점 매출도 오를 것으로 기대받는다.

이마트 주가 역시 올해 들어 40.7%나 올랐다.

이마트는 그동안 많은 투자를 해왔던 온라인사업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이마트의 온라인사업인 이마트몰은 올해 들어 적자폭을 크게 줄여 내년에 흑자전환이 거의 확실시된다.

그동안 고전하던 중국시장에서 철수하기로 한 점 역시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남매경영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서 올해 신세계그룹 인사에서도 이런 흐름이 그대로 반영됐다. 성영목 전 신세계조선호텔 대표를 제외한 대부분의 계열사 대표들이 자리를 지켰다.

일각에서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아직 40대인 만큼 주요 경영진의 세대교체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으나 당분간 지금과 같은 실적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변화보다 안정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와 이마트의 주가흐름은 이들과 마찬가지로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주력으로 삼고 있는 롯데쇼핑 주가와 비교해보면 더욱 눈에 띈다.

롯데쇼핑 주가는 올해 들어 8% 가까이 하락했다. 롯데쇼핑은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과정에서 수혜주로 꼽히면서 상승세를 타기도 했지만 결국 실적에 발목이 잡히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쇼핑은 어느새 유통업 대장주 자리도 이마트에 넘겨줬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롯데쇼핑 시가총액이 7조 원에 육박해 이마트 기자총액보다 2조 원이나 많았지만 올해 둘의 위치가 바뀌었다.

8일 종가 기준으로 롯데쇼핑 시가총액은 5조7510억 원, 이마트 시가총액은 7조1780억 원이다. 이마트 시가총액에 신세계 시가총액 2조7714억 원을 더하면 롯데쇼핑 시가총액의 2배에 이른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