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커피전문점시장에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연매출 1조 원을 넘은 커피전문점도 나왔지만 경쟁력을 잃고 도태되는 커피전문점도 속속 나오고 있다.
 
커피전문점 9만 개, '부익부 빈익빈'에 도태 브랜드 속출

▲ 폴바셋 매장.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국내 커피전문점 수는 무려 9만2200여 개에 이른다.

우리나라 성인 1인당 커피 소비량은 2012년부터 5년 동안 연평균 7%씩 증가하고 있다. 편의점보다 카페를 더 쉽게 발견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커피전문점시장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상위 커피전문점은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적자만 내는 커피전문점도 많다.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국내 커피전문점 가운데 최초로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도 854억 원에 이르렀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신세계그룹의 이마트와 스타벅스 본사가 절반씩 출자해 세운 법인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가맹점을 운영하지 않고 전국 1천여 개가 넘는 매장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뒤를 이어 CJ푸드빌이 운영하고 있는 투썸플레이스는 매출 2천억 원, 영업이익 300억 원을 거뒀다.

매일유업의 폴바셋은 뒤늦게 시장에 합류했지만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폴바셋은 10월 매장 수 100개를 넘어섰다. 다른 커피전문점보다 매장 수는 적지만 폴바셋이 스타벅스나 투썸플레이스보다 더 고급화 전략을 쓰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다.

폴바셋은 스타벅스보다 높은 가격의 고품질 커피를 내세운 프리미엄 전략으로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스타벅스처럼 직영체제를 유지했다.

폴바셋은 지난해 매출 653억 원을 거둬 2015년의 484억 원보다 34.9%가 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3억 원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까페베네와 탐앤탐스커피, 커핀그루나루, 드롭탑 등 유명 커피전문점은 모두 적자행진 중이다.

카페베네는 창업 4년 만에 매장 수가 800개를 돌파하면서 토종 커피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알려졌지만 경쟁이 과열돼 성장한계에 부딪혔다. 지난해 해외투자와 계열사 손실이 겹치면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매장 수도 2014년 1560개에서 지난해 말 724개 수준으로 절반이 넘게 줄었다.

앞으로도 대기업이 운영하는 커피전문점과 그렇지 않은 커피전문점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 등은 자체 연구개발을 통해 계절과 유행에 맞춰 다양한 커피와 차, 디저트 등을 선보이며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스타벅스가 리저브매장과 커피포워드매장을 선보이고 투썸플레이스가 로스터리카페를 여는 등 매장 고급화와 차별화에 공을 들이면서 이런 노력이 MD제품의 판매로도 이어지는 성과를 내고 있다.

반면 중소 커피전문점들은 상대적으로 투자개발 여력이 적어 가격 경쟁력 외에 딱히 내세울 만한 요인이 없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이를 충족시키려면 결국 메뉴를 늘려야 하는데 중소 커피전문점의 경우 마케팅과 메뉴개발, 재고관리 등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국내 커피전문점시장이 점차 중소 커피전문점이 대응하기 힘든 시장이 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