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대규모 투자 결정에 이어 조직개편을 실시하는 등 전기차 배터리사업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규모의 경제 효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춰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 온힘을 쏟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이 조직개편과 대규모 투자로 배터리사업에서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전기차 배터리사업에서 글로벌 협력사와 생산거점을 확보하는 조직을 새로 만들고 사업 확대에 필요한 지원 조직도 운영하기로 했다.
유럽 헝가리에 8402억 원을 들여 리튬이온 배터리공장도 설립하기로 했다. 2018년 2월에 착공해 2020년 가동을 목표로 잡고 있다. 연간 생산능력은 7.5기가와트급으로 유럽에서 최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충남 서산 배터리공장을 증설해 국내 연간 배터리 생산규모가 4.7기가와트에 이르게 된다. 또 배터리 주요 재료인 분리막 생산시설을 늘리는 데도 15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사업에 뒤늦게 뛰어든 만큼 선두업체인 LG화학과 삼성SDI를 따라잡기 위해 신발끈을 조여매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과 삼성SDI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출하량이 각각 3.11기가와트시, 1.64기가와트시로 3위와 5위를 차지했다. SK이노베이션은 같은 기간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생산시설 확충을 통해 유럽에서 LG화학 및 삼성SDI와 비슷한 수준의 생산규모를 갖추게 된다.
LG화학이 올해 완공한 폴란드 공장은 배터리 생산규모가 연간 6기가와트에 이르며 삼성SDI는 헝가리에 3기가와트시 규모로 배터리공장을 짓고 있다. 유럽에서는 현재까지 LG화학이 올해 완공한 공장이 최대 규모다.
전기차 배터리사업은 생산규모를 갖춰 규모의 경제 효과를 실현하고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전기차에 사용되는 배터리는 전체 가격의 반 이상을 배터리가 차지하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으로 꼽힌다.
더욱이 SK이노베이션이 빠르게 기술력을 높이고 있는 만큼 후발주자의 약점을 극복하고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12월부터 에너지저장장치용 NCM811 배터리를 생산하고 내년 3분기부터 전기차용 NCM811을 양산한다고 올해 8월 밝혔다.
NCM811은 니켈과 코발트, 망간 비율을 8:1:1로 구성한 배터리로 기존 NCM622보다 코발트와 망간이 적게 들어가는 대신 니켈 함량을 높여 에너지 밀도를 높인 제품이다. SK이노베이션이 NCM811을 정식으로 양산하면 배터리업체 가운데 최초로 성공하게 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후발주자로 고객사 확보가 늦었지만 기술력이나 생산규모 면에서 뒤처지지 않는다고 본다”며 “빠르게 고객사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