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토요타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회사들이 연간 글로벌 판매 1천만 대를 찍고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 방침으로 돌아섰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미국에서 극심한 판매부진을 겪어 연간 글로벌 판매가 700만 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질적 성장을 꾀하기도 전에 양적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현대기아차 올해도 글로벌 판매목표 달성 실패, 내년은 목표 낮출 듯

▲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사옥.


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가 내년 연간 글로벌 판매목표를 770만 대 안팎으로 잡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1~11월 전 세계에서 659만 대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줄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글로벌 판매목표를 825만 대로 잡았지만 800만 대 달성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788만 대를 팔아 18년 만에 처음으로 글로벌 판매가 뒷걸음쳤다. 지난해 연간 글로벌 판매목표인 813만 대 달성에도 실패했다. 

올해 판매목표를 지난해 목표치보다 높게 잡았지만 미국과 중국에서 판매부진을 겪으며 현대기아차는 2년 연속으로 연간 글로벌 판매목표를 달성에 실패할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기아차는 올해까지 매년 연간 글로벌 판매목표를 높여왔는데 내년에는 판매목표를 낮추면서 양적 성장보다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생산능력을 크게 밑도는 판매량이 문제다.

현대차가 올해 연간 30만 대를 생산하는 중국 충칭공장을 완공하면서 현대기아차의 연간 글로벌 생산능력은 898만 대로 늘었다. 게다가 기아차는 올해 안에 2019년 완공을 목표로 연간 30만 대를 생산하는 인도공장도 착공한다.

현대기아차가 미국, 중국에서 예상하지 못한 악재를 만나 생산과 판매전략에서 엇박자가 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기아차뿐만 아니라 폴크스바겐, 토요타, GM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회사들이 판매확대보다 수익성 개선에 방점을 둔 전략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현대기아차가 연간 700만 대 수준으로 글로벌 판매가 내려앉은 반면 폴크스바겐, 토요타, GM은 올해도 1천만 대 혹은 1천만 대에 근접한 연간 글로벌 판매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폴크스바겐과 토요타는 올해 상반기 전 세계에서 각각 515만5600대, 512만9천 대를 팔아 판매량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0.8%, 2.7% 늘었다. GM은 올해 상반기 전 세계에서 468만6038대를 팔았다. 

르노-닛산얼라이언스는 2016년 미쓰비시를 인수하는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양적성장 전략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 덕분에 올해 상반기 전 세계에서 7% 늘어난 526만8079대를 팔아 상반기 판매량 기준 1위를 차지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르노-닛산얼라이언스에 이어 글로벌 판매 5위를 차지했는데 올해는 두 회사의 판매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인구 대국으로 꼽히는 중국, 인도, 동남아 등 신흥국에서 생산과 판매를 늘려 정체기를 벗어나려는 것”이라며 “신흥국 자동차 판매가 늘고 있지만 글로벌 자동차 판매 성장세 자체가 한풀 꺾인 탓에 주요 글로벌 완성차회사들은 공급량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