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CEO가 2020년까지 스마트폰 앱과 음악, 동영상 등 애플의 콘텐츠 매출을 지난해의 2배 규모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에 한걸음 더 다가서고 있다.
애플의 콘텐츠사업은 최근 성장속도가 더 빨라지며 전체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특히 신제품 ‘아이폰X’가 초반부터 강력한 흥행을 보이며 애플이 콘텐츠분야 시장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기회를 맞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5일 외신을 종합하면 애플의 콘텐츠사업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애플이 공식 홈페이지에 밝힌 회계연도 4분기(7~9월) 실적에서 콘텐츠와 클라우드 등을 담당하는 서비스부문의 매출은 85억 달러(약 9조5천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급증했다.
지난 회계연도 전체를 놓고 보면 연간 23%의 성장률을 보였다. 콘텐츠 매출이 늘어나는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CNBC에 따르면 팀 쿡 CEO는 올해 초 “콘텐츠사업 매출을 2020년까지 지난해의 2배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내놓으며 성장을 자신했다.
애플의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런 목표가 무리하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왔지만 지금과 같은 성장세를 지속할 경우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기기 사용자들이 콘텐츠 구매에 들이는 금액이 늘어나는 추세인 데다 애플도 자체 콘텐츠의 경쟁력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어 성장전망은 점점 밝아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센서타워 홈페이지 자료에 따르면 미국 아이폰 사용자 1명이 앱 등 콘텐츠 구매에 들이는 금액은 지난해 평균 47달러에서 올해 63달러, 2019년 88달러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구매하던 콘텐츠는 대부분 앱과 음악 등에 그쳤지만 최근 TV 대신 모바일기기에서 동영상을 구매해 감상하는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애플은 이런 흐름에 맞춰 직접 제작한 TV쇼를 올해 처음 애플 사용자 전용으로 내놓고 향후 자체콘텐츠 제작 예산으로 10억 달러(약 1조1천억 원)를 책정하는 등 역량강화에 적극 나섰다.
애플이 판매하는 콘텐츠는 음악 등 일부를 제외하면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애플 기기에서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제품 판매성과에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글로벌 주요국가에서 3일 판매를 시작한 애플의 고가 신제품 아이폰X의 흥행이 콘텐츠사업 성장을 더 앞당기는 촉매제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이 아이폰6부터 아이폰8까지 4년 연속 비슷한 디자인의 제품을 내놓자 삼성전자 등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수요가 대거 이동하며 애플의 사용자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유력했다.
이렇게 되면 애플은 최대 사업분야인 스마트폰뿐에서만 아니라 급성장기를 맞고 있는 콘텐츠사업에도 성장기회를 놓치며 큰 위기에 놓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아이폰X는 높은 가격에도 초반 예약판매에서 역대 최고성적을 보이는 등 흥행의 기대를 높이면서 기존 사용자들의 교체수요와 신규 구매자를 모두 끌어들이며 애플의 사용자기반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X는 이전작보다 구동성능과 화면품질이 대폭 발전했고 증강현실을 활용한 게임 등을 구동할 수 있어 콘텐츠 활용성도 더 높다. 사용자들의 콘텐츠 구매도 그만큼 늘어날 수 있다.
애플은 향후 모바일기기 시장경쟁이 더 치열해지더라도 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해 애플 기기를 꾸준히 구매하는 고정사용자층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공격적 매출확대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콘텐츠사업이 애플의 실적성장에 직접 기여하는 폭도 크다. 사업 특성상 서버 운영비와 콘텐츠 제작자들에 돌아가는 몫을 빼면 온전히 애플의 수익으로 돌아가는 만큼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경제전문지 이코노믹타임스는 “팀 쿡 CEO는 애플 기기 사용자들이 콘텐츠에 점점 더 많은 돈을 쓰도록 하는 전략에 성과를 내고 있다”며 “오래된 아이폰에서도 계속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새 생명’을 불어넣고 있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