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자동차를 위기에서 건져낼 혁신안을 내놓을지 시선이 몰린다.

23일 현대차에 따르면 26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설립 반세기 맞는 현대차, 정몽구 대규모 혁신안 내놓을까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차는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미국, 중국 등 양대 해외시장에서 극심한 판매부진을 겪은 탓에 우울한 실적성적표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1~3분기 전세계에서 327만 대를 팔아 판매량은 2016년 같은 기간보다 6%나 줄었다. 

현대차는 2017년 글로벌 판매목표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16년 501만 대에서 2017년 508만 대로 판매목표를 높였지만 2년 연속 판매목표를 달성하는 데 실패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 놓인 것이다. 

현대차는 10월부터 4분기에 접어들면서 예전처럼 연말 판매량 끌어올리기에 집중할 수도 있다.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전세계에서 348만 대를 파는 데 그쳤지만 4분기에만 2016년 연간 글로벌판매의 28% 이상인 138만 대를 팔아치웠다.

하지만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2013년 이후로 4분기 출고량을 늘리면서 단기실적을 방어했지만 결국 재고와 판매부담으로 이어졌다”며 “현대차가 2017년 3분기 이후부터 판매회복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고정비 해소(를 위해 출고량 확대)도 분명 중요하지만 판매와 재고부담을 가중시키지 않는 운영의 묘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통상 4분기에 내년 사업계획을 세우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가 위기상황에서 어떤 처방이나 계획을 내놓을지에 시장의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다. 

특히 현대차가 12월29일 설립 50주년을 맞이하면서 내년 계획을 세우는 데 더욱 공을 들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신차출시 계획과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등 미래차 경쟁력 강화방안뿐만 아니라 지배구조개편, 노사관계 개선 등 사업 외적인 부분에서 체질개선이 현대차에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현대차를 비롯해 삼성, SK, LG 등 4대 재벌그룹에 12월까지 자발적인 변화를 보여 달라고 압박하면서 현대차가 그룹 차원에서 지배구조개편, 일감몰아주기 해소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와 일감몰아주기는 승계와도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탓에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에 속도가 날 수도 있다. 

현대차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노사관계도 개선해야한다. 강성으로 분류된 새 노조집행부가 10월에 출범하면서 현대차 노사의 입장차이가 더 벌어질 수 있다. 특히 기아차 노조가 통상임금 1심 재판에서 유리한 판결을 이끌어 내면서 현대차를 비롯해 그룹사 전체로 통상임금이 노사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판매부진, 수익악화 등을 이유로 2016년 10월부터 임원 임금삭감, 비용절약 등을 통해 사실상 비상경영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임원 임금을 삭감하면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한 적이 있다. 2009년 판매량이 늘면서 현대차그룹은 임금을 정상화했다. 

최근 비상경영체제는 1년 가까이 유지되고 있지만 판매회복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언제 끝날지 기약할 수 없다. 

현대차 관계자는 “경영진 차원에서 논의할 사안이 산적한 탓에 향후 계획이 어떻게 될지 점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판매부진 등으로 현대차 내부에 위기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