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대규모 해외채권 발행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유동성 우려를 해소할 것으로 파악됐다. 통상임금 판결과 인도공장 투자 등 돈 쓸 곳이 많지만 이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이 23일 “기아차가 통상임금 관련 충당금을 설정하고 향후 인도공장 투자를 계획하면서 신용도와 유동성 우려가 나온다”며 “하지만 최근 국내 민간기업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인 9억 달러의 해외채권 발행에 성공한 점을 감안하면 이런 우려는 과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 해외채권 발행 청신호, 돈 쓸 곳 많아도 유동성 걱정 없어

▲ 이형근 기아자동차 부회장.


기아차는 8월31일 통상임금 1심 판결금액인 4223억 원을 포함해 모두 1조 원 상당의 충당금을 3분기 실적에 반영해야 한다.

또 연말에 인도공장을 짓기 위한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2019년 가동을 목표로 인도공장 건립에 1조2천억 원 상당을 투자하기로 했다. 

기아차는 대규모 해외채권 발행을 통해 유동성을 조달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19일 5년6개월 만기로 5억 달러, 10년 만기로 3억 달러 등 8억 달러의 달러화 채권을 발행하기 위해 투자자 모집를 모집한 결과 모두 34억5천만 달러의 주문을 받았다. 이에 5년6개월 만기 채권 발행 규모를 6억 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권 연구원은 “2016년부터 부담으로 작용했던 통상임금이라는 불확실성이 종료되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미국, 중국에서 판매를 회복해야하며 유럽에서도 재고를 줄이고 제품군을 개선해야하는 등 본업(자동차사업)의 숙제를 해결해야 할 시점”이라고 바라봤다. 

기아차는 3분기 통상임금 관련 충당금을 설정한 탓에 적자를 낸 것으로 전망됐다. 

기아차는 3분기 매출 13조1982억 원, 영업손실 5051억 원을 냈을 것으로 예상됐다. 2016년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2.5% 줄어드는 것이며 영업이익 5247억 원을 내던 데서 적자로 돌아서는 것이다. 

권 연구원은 “충당금의 비용성격에 따라 매출원가, 판관비, 영업외손익 등의 부문에 나눠서 반영되고 법인세율 산정 등의 외부요인이 있어 부문별로 추정치와 편차가 있을 것”이라며 “충당금 반영 전 추정 영업이익은 3985억 원으로 멕시코공장과 한국공장 생산량 회복세가 긍정적으로 작용했으나 미국에서 출하량 감소와 인센티브 증가, 중국에서 사드 탓에 출하량 감소 등 부정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