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이 김조원 사장 선임을 앞두고 해외사업 수주에 전념할 수 있는 채비를 갖추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방산비리 수사가 시작된 뒤 사실상 해외사업에 손을 놓고 있었는데 주식거래 재개를 계기로 신뢰도 회복에 온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 증권가 “한국항공우주산업, 경영 불확실성 해소"

19일 증권가에서 김조원 사장 선임을 앞둔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경영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는 평가가 쏟아져 나왔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주가 급반등, 새 사장 김조원 효과로 먹구름 걷히나

▲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 새 대표이사 내정자.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주식거래가 예상보다 빨리 결정됐다”며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경영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8부 능선을 넘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주식은 11일부터 거래가 중단됐다. 하성용 전 사장을 비롯한 전·현직 경영진이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한국거래소가 한국항공우주산업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위한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대상에 올릴지 여부를 검토했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등에 따라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심의대상 상정 여부가 최대 15영업일 정도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한국거래소가 주식 매매거래를 중단한 지 7일 만인 18일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정하면서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주식매매는 19일부터 재개됐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폐지될 수도 있다는 의구심이 해소됐다”며 “앞으로는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주력사업만으로 기업가치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는 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주식거래 재개를 계기로 경영정상화 작업에 속도가 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검찰의 수사가 일단락된 상황에서 감사원 출신인 김조원 전 사무총장이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새 수장에 내정된 것은 향후 투명한 경영을 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추진하는 여러 프로젝트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경영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마련해 시행한다. 이 방안들에는 △회계처리 및 준법통제 시스템 개선 △지배구조 개선 및 공시제도 도입 △감사시스템 개선 △윤리경영 확대실시 등이 포함돼 있다.

◆ 해외사업 수주에 전력투구할 듯

한국항공우주산업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각이 바뀌고 있는 기류가 감지된다.

19일 한국항공우주산업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8500원(17.82%) 급등한 5만6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한국항공우주 분석리포트에서 목표주가를 제시한 4개 증권사 가운데 3곳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의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30~40%가량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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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개발한 한국형기동헬기 수리온.


한국항공우주산업 내부에서도 최근 새 사장 선임과 더불어 경영진이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격려까지 받으면서 내부결속력이 다져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앞으로 부실헬기라는 낙인이 찍힌 한국형기동헬기 수리온의 납품을 재개하고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APT사업)까지 수주해 시장의 신뢰도를 더욱 회복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현재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울공항에서 개최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방위산업전시회 ‘서울ADEX2017’에 참여해 주력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방산전시회에서 수리온 파생헬기인 의무후송전용헬기 실물기뿐 아니라 수리온에 기반을 둔 해병대용 상륙기동헬기도 처음으로 선보이는 등 해외기업을 상대로 한 마케팅활동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학계가 주축이 된 한국항공우주산학위원회는 수리온 납품재개에 힘을 싣기 위해 방산전시회에서 ‘수리온 사례로 본 항공기 개발과정 이해’ 등이 논의되는 전문가포럼도 개최했다.

방산비리 수사가 장기화하면서 사업추진에 난항을 겪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던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도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항공우주산업과 협력해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 입찰에 참여하고 있는 록히드마틴의 마이클 그리즈월드 부사장은 18일“미국 공군의 고등훈련기 교체사업을 따내기 위한 상호협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수주를 자신했다.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은 미국 공군이 운용하는 노후화한 훈련기 350대를 교체하는 사업으로 초기물량만 17조 원에 이르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후속물량까지 고려하면 사업규모가 100조 원대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