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이 분유사업의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고령층을 위한 식품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국내 분유시장이 침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령층의 증가에 주목해 활로를 찾고 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8일 “매일유업 등 분유회사들의 상반기 분유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한 자릿수의 감소를 보였을 것”이라며 “출생아 수의 감소세와 외국산 제조분유의 점유율 확대 등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국내 분유시장은 출산율감소 탓에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지난해 출생아는 40만6300명으로 역대 가장 적었는데 올해는 30만 명대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분유시장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더욱이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수출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12일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 조제분유회사들의 분유수출액은 1~8월 동안 538억6천만 원(4765만 달러)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65억1600만 원(6769만 달러)보다 30% 줄었다. 이 가운데 중국수출 비중이 80%를 차지한다.
매일유업 역시 조제분유 수출이 상반기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5~20% 감소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살충제계란 사태로 분유시장은 더욱 위축되고 있다. 분유에 계란 성분이 들어간다고 알려진 뒤 분유를 구매하지 않거나 대체제품을 찾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남양유업, 매일유업, 롯데푸드 등 분유회사들이 계란노른자에서 레시틴, 아라키돈산 등 성분만 추출했고 엄격한 유해성검사를 거친 만큼 안심해도 된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불안감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매일유업은 고령층을 위한 식품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인구 고령화 속도가 빨라 '시니어를 위한 식품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25년에 고령인구 비중이 20%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매일유업은 7월 성남고령친화체험관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시니어를 위한 식품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로 했다. 2018년 하반기를 목표로 노년층을 위한 건강상품 개발에 들어간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환자식과 시니어 식품 관련 연구진행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액상, 분말 등 구체적인 제품형태 등이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조제분유의 기술력은 나이에 따라 필요한 영양성분을 조절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매일유업은 영·유아에 맞는 영양성분 대신 노년층에 필요한 성분을 더하거나 빼 제품개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유업은 분유 수출의 확대를 위해 새 해외시장을 찾는 데도 적극적이다.
동남아시아는 출산율이 높은 만큼 매일유업에게 새 시장이 될 수도 있다. 베트남의 출생률은 한국의 2.5배로 신생아 수가 100만 명에 이르는 데다 최근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고급분유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2015년 인도네시아에서 조제분유 둥 품목에서 할랄인증을 받으며 동남아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동남아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동남아 진출은 아직까지 검토단계에 불과하다”며 “사드보복 이슈가 잦아들면 중국 안에서 판로를 넓히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