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미국에서 소형SUV 생산에 나설 수도 있다. 미국에서 판매부진으로 공장가동률이 떨어진 상황에서 관세압박조차 커질 경우 이에 대응할 필요가 높기 때문이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0일 “(한미 자유무역협정 개정협상으로)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현대차와 기아차가 최근 미국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며 “미국 공장가동률이 부진한 점을 감안하면 향후 미국에서 소형SUV를 생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바라봤다.
현대기아차, 미국 관세압박 커지면 소형SUV 현지생산할 수도

▲ 현대자동차 '코나'(위쪽)와 기아자동차 '스토닉'.


한국과 미국이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수순을 밝게 되면서 자동차업계에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개정협상 결과 자동차 관세가 부활할 경우 현대차와 기아차를 비롯한 한국 완성차회사가 타격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2012년에 발효된 뒤 미국은 4년 동안 한국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다 2016년부터 무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경쟁상대로 꼽히는 일본차가 미국에서 2.5%의 관세를 적용받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차는 무관세 덕분에 가격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차가 2017년 들어 미국에서 판매부진을 이어가면서 현지 공장가동률 또한 크게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출시한 코나, 스토닉, 스팅어, G70 등은 국내생산 차량으로 미국에 수출되더라도 미국에서 공장가동률을 높일 수 있는 차량은 아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미국에서 쏘나타, 엘란트라, 싼타페, 옵티마, 쏘렌토를 생산하고 있다. 2016년 기준으로 현대차와 기아차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 가운데 현지에서 생산하지 않는 차량 비중은 각각 37.7%, 36.7%였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미국에서 공장가동률 부진과 관세 압박에 대한 해결책으로 이미 미국에서 판매 중이거나 판매 예정인 투싼, 니로, 코나, 스토닉 등 소형SUV의 현지생산을 검토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현대차가 향후 5년 동안 미국에서 31억 달러를 투자하는 계획을 밝힌 데 따라 투자 계획의 일환으로 SUV 생산라인 구축 등을 추진할 수도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미국에서 SUV 수요가 늘고 있지만 세단 중심의 제품군을 갖춘 탓에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코나와 스토닉을 개발하면서 주요 해외시장으로 각각 미국과 유럽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내년부터 미국에서 코나를 본격적으로 판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는 9월부터 유럽에서 스토닉 판매를 시작했지만 미국 출시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