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락 기자 therock@businesspost.co.kr2017-09-26 14:4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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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태 CJ대한통운 대표도 이재현 회장 경영스타일을 따라 인수합병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박 대표는 이 회장의 측근으로 꼽히는데 "심복은 모시는 주군을 닮는 법"인 모양이다.
▲ 박근태 CJ대한통운 대표.
26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이 베트남 1위 물류회사 ‘제마뎁’의 유력 인수후보로 다시 꼽히고 있다.
최근 제마뎁의 유력한 인수후보였던 태광실업이 돌연 협상을 보류하면서 CJ대한통운이 유력후보로 떠오른 것이다. 지난 5월에는 CJ대한통운이 최종 인수자로 확정됐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회사는 부인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현재 상황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은 CJ대한통운이 글로벌 5위 안에 들기 위해서 다각도로 성장전략을 펴고 있다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5위 목표는 이재현 회장의 뜻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지난 2012년 CJGLS와 대한통운의 합병 직후 “(CJ대한통운이) 오는 2020년까지 세계 5위 물류기업을, 그 이후에는 세계 1등을 바라봐야 한다”며 해외사업 확대를 제시했다.
업계는 박 대표가 이 회장이 세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새로운 인수합병 작업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의 경영스타일은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한 사업확장으로 요약된다. 2006년 해찬들과 한일약품, 2012년 대한통운 등 크고 작은 인수합병으로 CJ그룹의 사업을 다각화해왔다.
박 대표도 인수합병을 통해 CJ대한통운의 몸집을 불리고 있다.
2015년 CJ대한통운 공동 대표에 오른 뒤 지난해 말레이시아 센추리로지스틱스를, 올해 4월 인도 다슬로지스틱스와 중동 이브라콤을 인수하는 등 해외 물류회사 인수로 외형을 키웠다.
박 대표는 이 회장이 아끼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숙원 사업이었던 물류사업을 맡긴 것도 이 회장의 신뢰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말을 듣는다.
CJ그룹의 중국사업에서 성과를 내며 신임을 얻었다. 대우 출신으로 나중에 합류했음에도 불구하고 CJ의 중책을 맡을 수 있었던 것도 중국사업 경험 덕분이었다.
박 대표는 1980년 대우 무역부문에 입사해 대우인터내셔널 북경지사 대표를 거쳐 CJ중국본사 대표를 맡은 ‘중국통’으로 꼽힌다. 중국 인맥을 기반으로 CJ그룹이 중국 현지회사들과 함께 사업을 확대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CJ대한통운의 중국 CJ로킨 인수도 박 대표가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이 회장의 ‘뚝심경영’ 스타일도 닮은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이 식품사업에서 바이오, 미디어, 물류 등으로 확장할 수 있었던 것은 한 번 잡으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이 회장 경영방식 의 성과로 평가받는다.
박 대표도 CJ대한통운에서 비슷한 모습을 보여준다.
대표적 사례가 실버택배사업이다. 실버택배 초기에는 지속가능한 사업모델이 되기 힘들 것으로 평가받았지만 박 대표는 고령화 시대에 맞춘 미래사업이라 판단하고 밀어붙여왔다. 현재 전국에 1100명의 실버택배 인원을 고용하고 있고 3천 명까지 확대할 계획을 세워뒀다.
CJ그룹은 실버택배사업 덕에 최근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선정한 ‘세상을 바꾸는 혁신기업 50’에 선정됐다. 박 대표는 CJ대한통운이 실버택배 사업으로 해외 매체에 이름을 알린 만큼 선진국에서 인수작업을 할 때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대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