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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현대드림호' 명명식에 대모로 참석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뉴시스>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28일 거제도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초대형 컨테이너선 ‘현대드림호’ 명명식에 참석했다. 현 회장이 명명식에 참석한 것은 2003년 취임 이후 처음이다.
현 회장은 현대상선이 이날 인도받은 1만3100TEU급 컨테이너선을 '현대드림'이라고 이름 지었다. 현 회장은 이 이름에 현대그룹 재도약의 꿈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현 회장은 이날 "현대드림호 명명식을 맞이해 새로운 꿈을 꾸고자 한다"며 “지금 해운업계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현대드림호를 통해 현대그룹과 현대상선은 재도약이라는 꿈을 반드시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드림호는 현재 국내에서 운영하는 컨테이너선 중 가장 큰 1만3100TEU급 컨테이너선이다. 이 배에 한꺼번에 실을 수 있는 컨테이너 1만3100대를 일렬로 이으면 서울에서 천안까지 거리인 78.6km에 달한다. 친환경 전자 엔진이 탑재돼 CO₂배출이 줄어들고 연료 효율성은 높아졌다.
현대상선은 이 배를 시작으로 올해 1만31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5척을 순차적으로 인도받아 G6 얼라이언스 협력 항로 중 아시아와 유럽 노선에 투입한다.
현 회장은 현대그룹의 자구책 이행을 독촉받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현대그룹은 올해와 내년 상반기까지 각각 5200억 원, 5100억 원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한다. 이 중 현대상선이 내년까지 상환해야 할 물량은 8300억 원이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상환액도 2000억 원에 이른다.
현대그룹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현대증권 매각을 위한 실사에 나선다. 현대증권 매각은 사모펀드 조성과 가격협상, 금융감독원의 펀드 등록 절차를 거쳐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심사와 승인까지 최소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현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 문제도 한시름 놓았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대 주주 쉰들러와 갈등을 빚으며 수차례 정정 공시를 하는 등 유상증자에 어려움을 겪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가 접수한 우리사주 및 구주주 대상 유상증자 청약결과 640만7308주가 접수됐다. 당초 발행예정 주식인 600만주를 초과한 결과다. 최종 청약률은 106.79%로 집계됐다. 이로써 쉰들러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율은 30%대에서 20%대로 줄었고 현대그룹 지분율은 40% 이상이어서 쉰들러와 힘싸움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를 잘 마무리했기 때문에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잘 이행하면 수익성과 안정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낙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