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연 전 빙그레 회장의 복귀설이 또 나왔다. 6년 전 정치계에 입문한 뒤 시작한 외도를 이번에는 끝내고 빙그레 경영으로 돌아올 거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김호연, 마침내 빙그레 경영복귀 수순  
▲ 김호연 전 빙그레 대표이사 회장 <뉴시스>


빙그레는 지난 25일 이사회를 열어 김호연 전 빙그레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기로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김 전 회장은 다음달 14일 경기도 남양주시 빙그레 도농공장에서 열리는 주주총회에 참석한다.


김 전 회장의 이사 선임 소식이 알려지면서 김 전 회장이 곧 경영에도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김 전 회장은 2008년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현재 이건영 대표이사 사장이 빙그레를 운영하고 있다.


빙그레는 김 전 회장의 경영 복귀 언급을 아직 조심스러워 한다. 빙그레는 “김 전회장이 책임경영을 위해 이사직에만 복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직 경영 복귀는 정해진 바가 없다는 것이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008년 충남 천안을에서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은 당시 현역 의원이었던 박상돈 의원에 밀려 낙선했다.


김 전 회장은 2년 뒤인 2010년 7월 29일 충남 천안을 지역 보궐선거에서 당선의 꿈을 이뤘다. 박상돈 전 의원이 충남도지사로 출마하면서 해당 지역구에 공석이 생기는 행운이 따랐다. 김 전 회장은 새누리당 소속 18대 국회의원이 됐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은 2012년 4월 11일에 열린 19대 총선에서 재선에 실패했다. 김 전 회장은 이전 총선에서 자신에게 아슬아슬하게 밀려 낙마한 민주당 박완주 의원에게 역습을 당했다. 김 전 회장의 경영 복귀설은 이 시점부터 흘러나왔다. 김 전 회장은 당시 빙그레 지분을 33.26% 보유해 최대주주였다. 정계를 떠나 다시 경영에 복귀하지 않겠느냐는 말이 나왔다.


그렇지만 김 전 회장은 경영복귀를 쉽게 결정하지 않았다. 곧 18대 대선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 전 회장은 국회의원 임기 종료까지 활동을 계속하며 재기를 모색하는 쪽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김 전 회장은 예상대로 정계잔류를 선택했다. 김 전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보좌하며 대선 기간 동안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 부실장을 맡았다. 김 전 회장은 박 대통령의 서강대 4년 후배로 일찍부터 ‘박근혜의 사람’이라고 알려져 있었다. 정계에선 김 전 회장이 비록 총선에서 낙선했지만 박 대통령과 친분이 있어 새 정부 인사로 발탁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은 박 대통령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결국 김 전 회장은 지난해 2월25일 새누리당 천안을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을 자진사퇴했다. 사퇴는 기자회견 없이 이메일 한 장으로 이뤄졌다. 당시 정치권의 한 인사는 “당협위원장 사퇴란 곧 해당 지역구에서 더 이상 정치할 생각이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김 전 회장이 이번 만큼은 빙그레에 복귀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08년과는 달리 김 전 회장이 사내이사 복귀라는 확실한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 전 회장의 복귀는 정체상태에 있는 빙그레의 실적개선에 좋은 영향을 줄 거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빙그레는 그동안 양적 성장은 이뤘으나 질적 발전은 제자리걸음을 계속해 왔다.


김 전 회장이 자리를 비운 2008년 이후 빙그레의 매출은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2009년 6286억 원이던 매출액은 2010년 6854억 원, 2011년 7213억 원으로 증가했고 2012년엔 7900억 원에 이르렀다.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은 6523억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오르내림을 반복했다. 2009년 605억 원이던 영업이익은 2010년 645억 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2011년 502억 원으로 추락했다. 2012년 다시 666억 원이라는 준수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 520억 원을 거둬 올해는 지난해보다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때문에 김 전 회장이 복귀해 빙그레의 체질개선을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 전 회장은 1992년부터 빙그레 대표이사 회장을 맡았다. 김 전 회장이 경영을 맡은 이후 빙그레의 적자는 빠른 속도로 줄어들었고, 매출 7000억 원의 흑자회사로 변신했다.


최근 일어난 폭발사고도 김 전 회장의 복귀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2월13일 남양주에 있는 빙그레 아이스크림 제조공장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나 사망자가 발생했다. 빙그레는 “정확한 사고 원인이 밝혀지면 곧바로 필요한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수습에 나섰다. 빙그레는 사고의 여파로 2012년 매출액 기준 978억 원에 이르는 제품의 생산을 중단했다. 생산 중단 규모는 빙그레 전체 매출액의 12.4%를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빙과류 제품의 비수기이기 때문에 그나마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