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이 재건축조합과 공사비 등을 두고 마찰을 겪으면서 주택사업에서 그동안 수주했던 일감을 지키기 힘든 상황에 놓여있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이 올해 전국 재건축단지에 불고 있는 시공사 교체의 바람에 몸살을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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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 |
서울 장위뉴타운6구역 재건축조합은 6월 안에 조합원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교체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찬반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포스코건설은 2010년에 삼성물산과 컨소시엄을 이뤄 장위뉴타운6구역 재건축사업을 수주했다. 하지만 건축심의와 사업시행인가 등에 걸린 시간이 길어지며 사업이 더디게 진행됐다.
최근에는 공사비를 두고 조합과 갈등이 빚어져 시공사 교체의 위기에 놓였다. 포스코건설은 사업비로 3.3㎡당 약 490만 원을 제시했는데 조합에서 시공비가 너무 비싸다고 반발해 최근 사업비를 다시 약 30만 원가량 낮췄다.
장위뉴타운6구역 조합원들은 인근 지역의 재건축단지 공사비가 평당 420만 원대인 점을 감안할 때 포스코건설이 제시하고 있는 사업비가 여전히 비싸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조합원들이 총회에서 시공사 교체라는 강수를 꺼내들 가능성도 있다고 인근 부동산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2011년에 수주한 부산 범일3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에서도 계약해지 위기에 놓여 있다.
범일3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은 포스코건설과 공사비, 분양가 등에서 큰 마찰을 겪은 끝에 3월에 시공사를 교체하기로 가닥을 잡고 신탁사 방식으로 사업을 재추진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초부터 그동안 수주했던 일감을 놓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1월에 경기도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사업의 시공사 자격을 잃은 데 이어 3월에 서울 강남권 알짜지역인 방배5구역의 시공사 자격도 박탈당했다. 포스코건설이 두 사업에서 날린 수주잔고만 약 6천억 원가량이다.
포스코건설이 시공사 교체로 위기에 놓이면서 수주잔고가 지속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발표한 1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현재 부산과 고양, 군산, 광명 등에서 재건축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사업에 전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현대건설, 한화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수주한 고양 원당1구역 재건축사업의 경우 사업계약 시작일이 2011년 11월이지만 현재까지 공사진척률이 0%를 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3~5년 전에 수주했던 광명 제1R구역 주택재개발사업 부산 남천2구역, 군산 나운주공3단지 사업 등도 모두 사업진척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현재 재건축조합들이 지나치게 높은 공사비 등을 이유로 기존에 선정해놓은 시공사를 교체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 포스코건설이 기존에 확보해놓은 일감을 더 많이 놓칠 수도 있다고 건설업계는 바라본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509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사상최악의 실적을 냈다. 향후 성장성을 담보하는 수주잔고마저 줄어들 경우 올해 실적반등이 어려워질 수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재건축사업은 수익성이 일정부분 보장돼 안전한 사업이라는 인식도 있지만 시공사 선정 뒤에도 조합원들과 끊임없는 협상을 통해 사업을 이어나가야 하는 리스크도 안고 있다”며 “포스코건설이 조합원들과 원만하게 논의해 사업을 안정적으로 지켜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