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공자였기 때문에 영업과 마케팅에 더 주력해 성공할 수 있었다.”

진승현 랩지노믹스 대표는 다른 바이오기업 경영자들처럼 의·약학, 생명공학을 전공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약점을 뛰어넘기 위한 노력으로 분자진단 전문기업 랩지노믹스의 성공을 이끌고 있다.

진 대표는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을 이용한 유전자검사에서 랩지노믹스의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진승현, 의사 배경없이 영업에 전념해 '랩지노믹스' 키워  
▲ 진승현 랩지노믹스 대표.
31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올해 3월부터 NGS를 이용한 일부 유전자검사에 건강보험 혜택을 주기로 하면서 랩지노믹스가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NGS기반 유전자검사란 한번에 수백 개의 유전자를 확인해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유전자를 찾아내는 기술을 말한다. 기존에 유전자를 하나씩 검사하는 방법보다 시간과 비용이 단축되고 분석결과도 정확하다.

진 대표는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10가지 NGS기반 유전자검사기기를 올해 3월 출시했고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30일 허가를 받았다.

또 4월 유방암·대장암의 발병 위험도를 예측하는 유전자검사기기를 출시하고 앞으로 370개 이상의 암 유전자를 검사하는 기기를 선보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진 대표는 NGS기반 유전자검사기기가 앞으로 랩지노믹스 매출확대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유전자검사의 단점을 보완함으로써 이용환자들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바이오업계의 한 관계자는 “NGS기반 유전자진단이 건강보험에 적용되면서 국내 분자진단시장이 커질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며 “국내 분자진단 기업간에 시장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 대표는 중앙대 사진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 대학원에서 시각디자인 석사학위 받았다. 바이오업계에서 찾아보기 쉽지 않은 이력이다.

바이오업계에서 종사하게 된 것은 친형인 진창현 메디포스트 공동창업자의 영향 덕분이다. 진 대표는 캐나다에서 개인사업을 준비하다 형의 제안을 받고 분자진단기업 메디포스트에 합류했다.

진 대표는 메디포스트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다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의 제안으로 2002년 랩지노믹스를 세웠는데 창업 초기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인지도가 부족해 적절한 매출처를 찾지 못하면서 3년 동안 매년 적자를 봤다.

진 대표는 영업을 위해 직접 병원을 찾아다니며 랩지노믹스 활로를 모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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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랩지노믹스의 성감염질환 분자진단 제품.
그는 “병원들에게 랩지노믹스를 알리려면 회사 대표가 직접 나서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며 “스스로 박사나 의사출신이 아니었기 때문에 마케팅과 영업망 구축 등에서 승부를 내기 위해 더 노력했다”고 말한다.

랩지노믹스는 영업망을 넓혀나감과 동시에 유방암 원인 유전자를 진단하는 방법을 국내 최초로 선보이며 2005년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이후 계속 성장해 2014년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했다.

이 대표는 최근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그리스 의료장비기업 아메딕스에 유전자진단 서비스를 공급하기 시작했고 이탈리아, 인도네시아, UAE의 제약사와도 서비스 공급계약을 맺으며 해외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진 대표는 “코스닥 상장이라는 목표를 이뤘으니 앞으로 해외에 랩지노믹스를 알리는 데에 집중할 것”이라며 “해외시장을 다변화해 수출비중을 10%까지 늘리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