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공자였기 때문에 영업과 마케팅에 더 주력해 성공할 수 있었다.”
진승현 랩지노믹스 대표는 다른 바이오기업 경영자들처럼 의·약학, 생명공학을 전공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약점을 뛰어넘기 위한 노력으로 분자진단 전문기업 랩지노믹스의 성공을 이끌고 있다.
진 대표는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을 이용한 유전자검사에서 랩지노믹스의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 진승현 랩지노믹스 대표. |
NGS기반 유전자검사란 한번에 수백 개의 유전자를 확인해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유전자를 찾아내는 기술을 말한다. 기존에 유전자를 하나씩 검사하는 방법보다 시간과 비용이 단축되고 분석결과도 정확하다.
진 대표는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10가지 NGS기반 유전자검사기기를 올해 3월 출시했고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30일 허가를 받았다.
또 4월 유방암·대장암의 발병 위험도를 예측하는 유전자검사기기를 출시하고 앞으로 370개 이상의 암 유전자를 검사하는 기기를 선보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진 대표는 NGS기반 유전자검사기기가 앞으로 랩지노믹스 매출확대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유전자검사의 단점을 보완함으로써 이용환자들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바이오업계의 한 관계자는 “NGS기반 유전자진단이 건강보험에 적용되면서 국내 분자진단시장이 커질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며 “국내 분자진단 기업간에 시장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 대표는 중앙대 사진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 대학원에서 시각디자인 석사학위 받았다. 바이오업계에서 찾아보기 쉽지 않은 이력이다.
바이오업계에서 종사하게 된 것은 친형인 진창현 메디포스트 공동창업자의 영향 덕분이다. 진 대표는 캐나다에서 개인사업을 준비하다 형의 제안을 받고 분자진단기업 메디포스트에 합류했다.
진 대표는 메디포스트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다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의 제안으로 2002년 랩지노믹스를 세웠는데 창업 초기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인지도가 부족해 적절한 매출처를 찾지 못하면서 3년 동안 매년 적자를 봤다.
진 대표는 영업을 위해 직접 병원을 찾아다니며 랩지노믹스 활로를 모색했다.
▲ 랩지노믹스의 성감염질환 분자진단 제품. |
랩지노믹스는 영업망을 넓혀나감과 동시에 유방암 원인 유전자를 진단하는 방법을 국내 최초로 선보이며 2005년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이후 계속 성장해 2014년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했다.
이 대표는 최근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그리스 의료장비기업 아메딕스에 유전자진단 서비스를 공급하기 시작했고 이탈리아, 인도네시아, UAE의 제약사와도 서비스 공급계약을 맺으며 해외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진 대표는 “코스닥 상장이라는 목표를 이뤘으니 앞으로 해외에 랩지노믹스를 알리는 데에 집중할 것”이라며 “해외시장을 다변화해 수출비중을 10%까지 늘리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