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모바일 기기 배터리는 경쟁사에 비해 압도적으로 성능이 뛰어나다. 하지만 팀 쿡 애플 CEO는 결코 만족하지 않는다.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업체인 테슬라의 첨단 배터리 기술에 눈을 돌리고 있다.
▲ 팀 쿡 애플 CEO |
애플인사이더는 18일 애플의 팀 쿡 CEO와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 CEO의 잇단 만남은 배터리 기술 제휴를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최근 아드리안 페리카 애플 M&A 책임자가 지난해 엘론 머스크 CEO를 만났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머스크 CEO가 애플 본사를 방문해 팀 쿡 CEO를 만났다는 사실도 전해졌다. 그러자 애플이 테슬라를 인수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하게 나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두 CEO의 만남은 인수합병에 대한 논의가 아니라 배터리 부문의 기술제휴나 합작을 논의하고 추진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분석한다. 존 스타인버그 버즈피드 CEO는 CNBC에 출연해 “(합병이 아니라) 배터리 부문에서 합작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신빙성이 있다”며 “두 기업이 합작 벤처회사를 만들면 훨씬 오래가는 배터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테슬라가 세계 최대 배터리 공장 설립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전기차를 완전 충전하는데 한 시간이면 될 정도로 배터리 부문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다. 머스크 CEO는 지난해 “배터리를 어떤 협력업체에도 손벌리지 않고 자체적으로 생산하겠다”며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총 배터리 생산량 30GWh 규모의 거대 공장을 세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현재 리튬이온전지 생산 총량의 두배가 넘는다.
모바일 기기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토니 파델 애플 전 부사장은 “배터리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은 애플 기기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말한 바 있다. 애플은 경쟁사보다 배터리 사용시간에서 우위에 있긴 하지만 기존 방식보다 더 작고 오래가고 충전시간도 짧은 배터리 기술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다. 이 기술이 곧 모바일 기기의 성패를 좌우하는 여러 요소 가운데 하나라고 보기 때문이다.
애플 아이패드와 테슬라 전기차는 모두 리튬이온 배터리가 들어간다는 공통분모가 있다. 애플은 테슬라 배터리 기술을 얻으면 애플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더욱 작고 강력하게 만들 수 있다. 애플이 테슬라와 기술제휴 등 여러 논의를 할만한 충분한 이유다.
애플은 올해 안에 선보일 스마트시계인 ‘아이워치’의 배터리 수명을 늘리기 위해 LG화학의 ‘스텝트 배터리’, 태양광 충전방식 등 여러 방안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만족할 방안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