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MC와 인텔의 1나노 초반대 반도체 위탁생산 기술 상용화 계획이 잇따라 공개되고 있다. 첨단 파운드리 시장에서 기술 속도전이 다시금 치열해지며 삼성전자도 경쟁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인텔 18A 파운드리 공정 연구개발 홍보용 사진. <인텔>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으로 첨단 반도체 파운드리 기술의 중요성이 더 커지며 삼성전자도 미세공정 기술 상용화 '속도전'에 대응해야 하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22일(현지시각) 콘퍼런스콜에서 “테라팹에서 반도체 생산에 인텔 14A 공정을 활용할 계획을 두고 있다”며 “훌륭한 파트너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 CEO는 인텔 14A 파운드리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만 테라팹이 가동을 시작하는 시점에는 충분히 발전해 적합한 기술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테라팹은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추진하는 세계 최대규모 반도체 공장 건설 프로젝트다. 테슬라는 최근 이를 위해 인텔과 중장기 협력을 맺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인텔 14A는 1.4나노급에 해당하는 첨단 미세공정이다. 오래 전부터 18A 공정과 함께 개발이 진행되고 있었지만 실제 상용화에 나설 가능성은 불투명했다.
지난해 인텔이 심각한 재무 위기를 겪으면서 14A 파운드리에 분명한 고객사 수요가 확인되지 않으면 시설 투자를 포기할 수도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형 고객사인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반도체 생산에 인텔 14A 미세공정을 점찍으면서 첨단 파운드리 시장에서 인텔의 입지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로이터는 “일론 머스크의 이번 발표는 인텔에 분명한 도약 계기”라며 14A 파운드리가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컨설팅 업체 크리에이티브스트래티지의 분석을 전했다.
파운드리 1위 기업인 TSMC도 같은 날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기술 심포지움을 열고 차세대 기술인 A12(1.2나노급) 및 A13(1.3나노급) 파운드리 기술 로드맵을 처음 공개했다.
지난해 A14(1.4나노급) 반도체를 2028년부터 양산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올해는 2029년부터 A13 및 A14 미세공정 도입 계획을 모두 제시한 것이다.
TSMC가 두 종류의 신규 파운드리 공정을 1년 안에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기술 경쟁에서 앞서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 TSMC 2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공장. <연합뉴스>
파운드리 경쟁사들이 TSMC의 기술 우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셈이다.
첨단 반도체 파운드리 기술은 생성형 인공지능 산업 발전에 맞춰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는 인공지능 반도체의 연산 성능을 높이고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공상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TSMC는 이미 2나노 반도체 양산을 시작하기 전부터 엔비디아와 AMD를 비롯한 다수의 대형 반도체 설계 기업의 주문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A12와 A13 파운드리 기술 도입에 속도를 내는 것도 이러한 고객사들의 중장기 수요 확보를 자신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조사기관 테크인사이츠는 반도체 전문지 EE타임스에 “TSMC의 미세공정 기술 발전은 ‘무어의 법칙’을 부활시킨 수준”이라며 “기술 로드맵에 갈수록 자신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무어의 법칙이란 반도체 회로이 집적도가 일정 기간마다 약 2배로 증가한다는 것을 말한다.
첨단 파운드리 경쟁사인 TSMC와 인텔이 잇따라 1나노 초반대 파운드리 사업에서 가시적 성과를 보이며 삼성전자에도 자연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콘퍼런스콜에서 1.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산 시점은 2029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TSMC가 2028년에 A14(1.4나노급) 미세공정을 도입하고 2029년에는 A12 및 A13을 모두 선보이기로 한 것과 비교하면 다소 늦은 셈이다.
더구나 테슬라가 인텔 14A 공정 활용 계획을 정식으로 발표하며 기술력을 인증한 만큼 다른 파운드리 고객사들이 인텔과 협력을 더욱 적극적으로 검토할 공산도 크다.
결국 삼성전자가 1나노대 첨단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와 인텔에 모두 맞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더욱 큰 부담을 안게 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도 최근 엔비디아와 테슬라의 인공지능 반도체 양산을 잇따라 수주하며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차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차세대 미세공정 분야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가 미래 성장에 관건으로 남아 있다.
장샤오창 TSMC 수석부사장은 EE타임스에 “우리 연구개발 조직의 성과는 놀라울 정도”라며 “현재 활용하고 있는 극자외선(EUV) 기술로 반도체 공정 기술을 발전시킬 길을 찾아내고 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