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박근혜가 겨울왕국 주인공?  
▲ 왼쪽 김연아 선수, 오른쪽 겨울왕국 주인공 '엘사'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열풍이 불면서 주인공이 김연아 선수나 박근혜 대통령을 닮았다는 말이 나오는 등 화제가 풍성하다.


지난 13일 JTBC '썰전'에서 강용석 전 국회의원은 ''겨울왕국' 엘사 캐릭터가 김연아 모습을 모티브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엘사 모습이 전형적 공주와는 달랐다”면서 “얼음 위에서 미끄러지며 포즈를 취한 것이 김연아 선수가 스케이트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김구라씨는 "애니메이션 계 종사자 중 한국인이 많아서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라고 거들었다.


겨울왕국의 주인공 자매인 안나와 엘사의 어린 시절과 그 부모인 왕과 왕비 캐릭터를 직접 디자인한 인물은 한국인 수석 애니메이터 김상진(56)씨다. 색깔을 구분할 수 없는 '색맹'이라는 사실이 최근에 알려지며 더욱 주목을 받았다.


채널 A ‘뉴스top10’에서는 박근혜 대통령과 주인공 엘사를 비교하기도 해 빈축을 샀다. 사고로 부모를 잃은 점과 반대하는 결혼식을 올리는 동생이 있는 점, 선거승리로 청와대 복귀한 점 따위를 공통점으로 나열했다. 이에 대해 한 누리꾼은 ‘만물근혜설’이라며 모든 현상을 다 박 대통령과 연결시키는 언론보도를 비판했다.

겨울왕국 ‘덕후’들도 나온다. 덕후는 특정 취미에 빠진 사람으로 광팬이라는 뜻이다. ““저 어떻게 하죠? 겨울왕국을 봤더니 덕후. 노래도 너무좋고 심지어 공부할때나 침대에 누워서 있을 때도 노래듣고 흥얼거리네요”라는 반응도 인터넷에 자주 올라온다.


겨울왕국은 한국 전체를 덕후로 만들 정도로 인기다. 관객수 900만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역대 애니메이션으로는 1위이며, 외화로는 '아바타'(1360만명)’에 이은 2위다. 그동안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 기록인 506만을 동원한 ‘쿵푸팬더2’와 비교해도 압도적인 격차가 난다.


이렇게 대박을 친 데는 노래의 힘이 컸다. 겨울왕국은 뮤지컬 애니메이션으로 분류된다. 그만큼 청각적 요소가 많은 영화다. 뮤지컬 ‘위키드’의 여주인공 이디나 멘젤이 부른 주제곡 ‘렛 잇 고’(Let It Go)는 80인조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노래다. 디즈니는 가수의 음성에 맞춰 캐릭터 입 모양까지 제작하는 섬세함을 보여줬다.


18일 유니버설 뮤직에 따르면 겨울왕국의 사운드 트랙 앨범이 한국어 더빙 버전으로 발매된다고 한다. 한국어 버전으로 국내 발매되는 것은 이번 겨울왕국이 처음이다. 영화에서 엘사의 노래를 맡았던 박혜나가 주제곡 '렛잇고'(Let It Go)를 한국어로 새롭게 부른 '다 잊어', 박지윤과 박혜나가 부른 '포 더 퍼스트 타임 인 포에버'(For The First Time In Forever)의 한국어 버전 '태어나서 처음으로' 등의 곡이 수록된다.


물론 이야기의 구성도 탄탄하다고 평가받는다. 겨울왕국을 제작한 디즈니는 그동안 뻔한 보수주의적 스토리의 대명사였다. 디즈니는 전형적인 공주와 왕자의 로맨스에 가족주의 이데올로기를 담아왔다.


그러나 겨울왕국에서는 이런 전통적 이야기 구조를 완전히 해체하고 왕자의 키스 없이 역경을 이겨나가는 여주인공을 잘 보여주었다. 처음으로 여성들의 연대와 우정인 ‘자매애’를 강조하기도 했다.


겨울왕국은 디즈니의 부활을 알렸다. 1990년대를 풍미했던 디즈니는 2000년대 들어 침체기에 빠졌다. 그러다가 2010년 ‘라푼젤’, 2012년 ‘주먹왕 랄프’로 군불때기를 하다가 겨울왕국을 통해 화려하게 부활한 것이다. 겨울왕국은 골든글로브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을 수상했고, 타임지 선정 2013년 최고의 영화에도 뽑혔다. 디즈니는 2014년 11월 마블의 슈퍼 히어로를 애니메이션화한 ‘빅 히어로 6’ 개봉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