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가 영국 원전건설에 참여할 가능성이 제기돼 해외 원전시장에서 활로를 열지 주목된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13일 한전이 영국 원전 프로젝트에 참여할 가능성을 신중하게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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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 |
신 연구원은 “한전의 영국 원전 진출은 불확실성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글로벌 원전 수주는 중국 때문에 경쟁이 격화하고 있고 여기에 국내 정치상황까지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한전이 영국 북서부 무어사이드 지역에 원전을 건설하는 누젠 프로젝트에 지분투자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말은 지난해 9월에도 나왔다.
하지만 최근 누젠 프로젝트 지분 60%를 보유한 도시바가 원전건설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해 한전의 지분 참여가 가시화된 것으로 여겨진다. 한전의 도시바 지분 인수금액은 1500억 원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아직 검토할 것이 많다며 지분 참여에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원전비중의 축소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해외시장 진출은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영국 원전의 지분 참여가 확정될 경우 한전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주 이후 8년 만에 해외 원전시장에 진출하게 된다.
그러나 한전의 누젠 지분의 인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중국과 프랑스가 손잡고 건설하기로 한 영국 힝클리포인트 원전의 경우 최종 허가일 직전에 안정성 및 국가안보 문제로 보류된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신 연구원은 “영국 원전 건설은 정치적으로 예민하고 외교문제까지 비화된 상태”라며 “중국과 경쟁했던 일본회사 지분을 인수하는 것이 간단한 문제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신 연구원은 또 중국이 원전 건설 프로젝트에서 앞서 있는 상황에서 수익성 경쟁을 해야 하는데 따른 부담도 지적했다.
신 연구원은 “힝클리포인트 프로젝트 때는 서방에 첫 원전 수출이란 상징성을 중국이 중시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그 수준에 누젠 프로젝트 수익성을 맞춰야 한다면 만만한 과제가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원전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국내상황도 고려대상이다. 대규모 금융지원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탄핵정국으로 힘을 모으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신 연구원은 “지분을 인수하기 전에 10조 원 안팎까지 확대될 수 있는 사업비부터 해결해야 하다”며 “수출입은행 동원은 가볍지 않은 문제인데 대통령 권한대행 상태인 한국 정부가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 의심이 든다”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