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의 선불 충전금이 반년 만에 140억 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기대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13일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의 지난달 말 기준 선불충전금 잔액은 7528억 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 7496억 원, 반기 전 7388억 원보다 각각 0.4%, 1.9% 증가했다.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기대에 선불충전금 증가, 6개월 만에 140억 늘어

▲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기대로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의 선불충전금이 반년 만에 약 140억 원 늘어났다. 사진은 달러 스테이블코인 테더 관련 그래픽 이미지.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달러나 원화 등 실물 자산에 가치를 고정한 가상화폐를 말한다.

1달러 가치에 고정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려면 같은 금액의 담보 자산을 보유해야 한다. 

미국은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는 자격을 제한하고 담보 기준을 명확히 하는 등 제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수혜 기업으로 간편결제 플랫폼이 주목받는 이유로 선불 충전금을 꼽는다.

조태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선불 충전금 규모가 큰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 플랫폼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경쟁력이 높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스테이블코인은 담보 자산을 기반으로 1:1 비율로 발행돼 충전금 규모가 클수록 발행 여력도 커지기 때문이다. 

선불충전금이 스테이블코인의 성패를 가르는 요인으로 제시되면서 간편결제 플랫폼 사이에 선불충전금 규모 경쟁이 본격화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카카오페이의 2분기 말 기준 선불 충전금 잔액은 약 5911억 원으로 간편결제 플랫폼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카카오페이의 선불 충전금 카카오페이머니는 계좌를 연동해 충전한다. 카카오페이는 페이머니로 결제 시 최대 1.7% 포인트 적립 혜택과 연 최대 5% 이자율의 증권 예탁금 연계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조 연구원은 카카오페이가 ‘충전 후 송금ᐧ결제’ 구조를 갖추고 있어 시스템에 스테이블코인을 자연스럽게 녹일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네이버페이의 2분기 말 기준 선불 충전금 잔액은 약 1618억 원이다. 네이버페이머니로 결제 시 결제금액의 0.5%가 포인트로 지급된다. 

조 연구원은 네이버페이의 경우 송금보다 후불결제ᐧ신용카드 이용 비중이 높아 스테이블코인과 어떤 방식으로 연계될지 예측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는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관련 상표권을 각각 6개, 5개 출원하는 등 정식 도입 이전부터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카카오페이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해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되며 일시적으로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전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