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우현 OCI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이 미국발 관세전쟁을 경계하며 비중국 태양광 공급사슬 구축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핵심시장 미국에서 태양광 공급사슬을 수직계열화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과거 중국발 공급과잉에 큰 어려움도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재무안정에 초점을 두고 서두르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OCI 관세전쟁 여파 촉각, 이우현 비중국 공급사슬 다급해도 재무안정부터

이우현 OCI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이 관세전쟁을 경계하며 비중국 태양광 공급사슬 구축에서도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OCI홀딩스는 미국발 관세전쟁에 한동안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OCI홀딩스는 태양광 공급사슬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발전소(시스템)’ 가운데 가장 초기에 위치한 폴리실리콘 제조 및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데 미국이 관세를 크게 올려 폴리실리콘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상무부는 최근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태국,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생산된 중국 기업 태양광 셀과 패널 등에 최대 3500%에 이르는 반덤핑·상계 관세를 부여한다고 발표했다. 동남아시아는 OCI홀딩스의 여러 고객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OCI홀딩스는 1분기에는 기대치 수준의 양호한 실적을 거뒀지만 2분기 실적은 후퇴할 것”이라며 “2분기에는 주요 동남아시아 공급망 가동률이 한동안 매우 부진할 것으로 전망돼 재고 소진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우현 OCI홀딩스 대표이사 회장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같은 상황을 우려했다.

이 회장은 “저희 모든 고객사, 동남아 고객사들 관점에서는 극도의 불확실성이 생겨난 것”이라며 “어디다 물건을 팔아야 할지에 대한 것도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최소한의 미니멈으로만 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OCI홀딩스 실적도 2분기에는 안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태양광기업도 그사이 관세 전쟁에 대응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이 중국의 태양광 생산기지가 대거 위치한 동남아를 상대로 높은 관세를 매긴만큼 최저 관세를 부과받는 곳으로 생산 기지를 옮기고 있다.

이 회장은 “중국 기업이 동남아시아에서 이미 어려울 것 같으니까 벌써 공장을 많이 옮기고 있다”며 “이디오피아부터 이집트에 이르기까지 미국에 최저 관세 10%만 맞은 곳들이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미국발 관세전쟁 우려에 국내 태양광 기업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주식시장에서도 OCI홀딩스는 한화솔루션과 함께 최근 큰 기대를 받았다. 

다만 한화솔루션과 달리 미국 내 수직계열화에 착수한지 얼마 되지 않은 OCI홀딩스 관점에서는 당장의 폴리실리콘 수요 타격을 걱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과 마주하고 있다.

OCI홀딩스는 지난 3월 미국에 현지 법인을 세우고 태양광 셀 생산공장을 만든다고 발표했다. OCI가 그동안 펼친 폴리실리콘과 모듈, 시스템에 더해 중간인 셀 단계를 메운다는 의미가 있었다.

증권가에서도 OCI홀딩스는 2026년부터 미국 내 수직계열화에 따른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OCI홀딩스는 2026년을 바라보며 다양한 중기 실적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2026년 초 완공 예정인 신규 셀 증설로 비중국 동맹 수직계열화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꾸준히 그동안 강조한 미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나간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OCI 관세전쟁 여파 촉각, 이우현 비중국 공급사슬 다급해도 재무안정부터

▲ 이 회장은 꾸준히 그동안 강조한 미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나간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이 회장은 콘퍼런스콜에서 “미국은 전세계 태양광 시장에서 가장 좋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시장”이라며 “중국이나 인도는 시장은 크지만 가격이 워낙 낮아 태양광 제품이 판매되도 수익은 거의 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회장은 미국 시장 내 수직계열화를 위한 공장 증설 등에 공격적으로 나서지는 않는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그동안 OCI가 중국발 공급과잉에 흔들리며 과거 군산 공장 폐쇄란 강수를 둘 정도로 큰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무리한 증설은 안정적 재무구조에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OCI그룹이 올해 연결 자회사로 편입된 피앤오케미칼 영향에 재무 부담을 더욱 떠안게 된 상황이기도 하다. 

OCI는 2020년 이차전지 소재기업 포스코퓨처엠과 손잡고 제철 부산물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소재를 생산하기 위해 피앤오케미칼을 설립했다. 지분율은 포스코퓨처엠 51%, OCI 49%였다.

피앤오케미칼은 매출을 늘리고 있지만 사업 초기 단계인 만큼 순손실이 이어가고 있다. 

이에 포스코그룹은 피앤오케미칼을 구조조정 1순위로 점찍었지만 지난해 OCI는 소재 영역을 확대할 기회로 보고 포스코퓨처엠이 쥔 지분을 사들여 완전자회사로 만들기로 결정했다.

이 회장은 “이십년 째 OCI에서 일하고 있지만 이렇게 복잡하고 변동성이 큰 상황은 저도 경험을 못했는데 저희 회사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재무안정성 유지”라며 “프리페이먼트(선불)나 오프테이크(장기구매) 계약 등이 결정되야 공장 증설과 관련한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