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인천국제공항이 지난해 11월 4단계 건설사업을 완료하면서 올해 시설확장과 관련한 재무 부담이 줄고 수익성은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중장기적 수익 확대를 이끌 수 있는 해외공항 개발 운영사업 투자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공항 4단계 증설로 재무부담 덜어, 이학재 올해 해외 공항 개발사업 박차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해외 공항 개발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7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국제 3대 신용평가사 가운데 하나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자사 국제신용등급 평가에서 종합신용등급 AA를 유지하고 독자신용등급은 한 단계 상향한 A-를 매겼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에도 인천공항공사는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국제신용등급 평가에서 최종신용등급 ‘Aa2’를 유지하고 독자신용등급은 한 단계 상향된 ‘A3’를 받았다.

최종신용등급 Aa2는 ‘신용등급 우수’를 의미하는데 이는 대한민국 정부와 동일한 수준의 신용등급이다.

독자신용등급은 정부의 지원가능성을 배제한 독자 신용도를 말하는데 A3는 국내 공기업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인천공항공사는 국제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여객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빨랐다는 점과 함께 당기순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을 이뤘고 재무지표 개선 등의 성과를 창출한 점이 긍정적 평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사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국제신용등급 상향을 시작으로 인천공항이 가진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재무 건전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며 “2025년을 부채감축의 원년으로 삼고, 나아가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 회복에 기여하는 대표 공기업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의 국제신용등급 향상에 기여한 재무지표 개선에는 특히 지난해 12월 4단계 건설사업의 완료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인천공항 4단계 건설사업은 사업비 4조8천억 원을 들여 제2터미널을 확장하고 제4활주로를 추가하는 사업이다. 2017년 시작돼 7년여 만인 지난해 말 사업이 완료됐다.

인천공항의 연간 여객 수용 능력은 4단계 건설사업을 통해 7700만 명에서 1억600만 명으로 2900만 명(약 38%) 늘어난다. 국제선 용량 기준으로 홍콩(1억2천만 명)과 두바이(1억1500만 명)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로 올라섰다.

오윤재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4단계 건설사업 완료로 투자자금 소요가 경감되며 인천공항공사의 재무부담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4단계 건설사업은 2021년부터 관련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인천공항공사의 총 차입금 규모를 확대시켰다.
 
인천공항공사의 별도기준 총 차입금은 2019년 1조3601억 원, 2020년 2조6233억 원에서 2021년 4조2184억 원으로 급격히 증가한 뒤 2022년 5조5812억 원, 2023년 5조9995억 원, 지난해 상반기 기준 6조2876억 원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6조 원을 넘겼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공사의 부채비율도 2019년 31.1%에서 2020년 46.6%, 2021년 68.4%, 2022년 92.8%, 2023년 95.8%, 지난해 상반기 기준 100.5%로 지속적으로 올랐다. 

인천공항공사는 2024~2028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서 코로나 19기간 중 영업적자 및 4단계 건설사업 추진으로 부채가 증가했지만 4단계 건설사업이 종료되는 2025년부터 부채규모가 감소할 것으로 바라봤다.

2028년 인천공항공사의 부채비율은 2028년 80.4%로 현재 수준과 비교해 20%포인트 이상 줄어들 것으로 계획돼 있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4단계 건설사업 완료가 인천공항공사의 재무 부담을 줄일 뿐만 아니라 운영 면적을 증가시키면서 중장기적으로 영업수익성을 높일 것으로 바라본다.

인천공항공사의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서도 항공 수요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4단계 건설이 임대 면적을 증가시키면서 비항공수익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키는 요인으로 꼽혔다.

인천공항공사의 영업수익 가운데 비항공수익은 연결기준 2024년 2조6177억 원에서 2028년 3조3348억 원으로 5천억 원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항공수익이 2024년 9822억 원에서 2028년 1조1836억 원으로 2천억 원 증가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큰 규모다.
 
인천공항 4단계 증설로 재무부담 덜어, 이학재 올해 해외 공항 개발사업 박차

▲ 인천국제공항 4단계 건설사업으로 지어진 제2 여객터미널.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공항공사는 이처럼 지난해 4단계 건설사업을 완료해 투자부담이 감소하고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해외 공항에 투자하는 성장 전략에 보다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인천공항의 연간 여객수용능력을 1억3천 명으로 늘리는 5단계 건설사업을 올해 ‘제7차 공항개발 종합계획(2026~2030)’수립 연구에 담을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점으로 볼 때 5단계 건설사업은 올해를 넘겨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인천공항공사의 재무구조에는 당분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공사는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서 해외사업 수주를 통한 신규 수익원 창출을 고부가가치 MRO(항공기 유지·정비) 클러스터 조성 및 미래형 물류 플랫폼 구축과 함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설정했다.

인천공항공사는 해외사업 확대를 미래 패러다임을 혁신하기 위한 투자 전략의 하나로 세우기도 했다.  

인천공항공사는 해외 공항사업 수주에서 단순 운영 컨설팅을 넘어 사업규모와 수익성이 더 큰 개발 사업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인천공항공사는 총 사업비 4조 원 규모의 ‘마닐라 니노이아키노국제공항 개발운영 PPP(민간투자사업)’를 수주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해부터 2049년까지 25년 동안 니노이아키노국제공항의 개발운영사업을 맡게 되는데 운영기간 동안 누적 매출은 37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사장은 "니노이아키노공항 개발운영사업 수주는 2021년 공사가 수주한 바탐 항나딤공항 개발운영사업에 이어 동남아시아 내 글로벌 공항 운영사로서의 공사의 입지를 공고히 한 것"이라며 "그간 축적한 인천공항의 운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해외사업 저변을 전 세계로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이런 방침에 따라 인천공항공사는 올해 해외에서 3건의 공항 개발 운영사업을 따내기 위한 사업 계획을 세웠다.

오는 3월에는 우즈베키스탄공항에서 발주한 '우르켄치공항 PPP사업'에 도전하기 위해 사업제안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이 사업은 22년 동안 전체 공항을 3백만 명 규모로 확장 및 운영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인천공항이 해당 사업을 따낸다면 중앙아시아 지역 최초 PPP사업에 진출해 신규시장을 개척하고 주변 국가 공항 산업에 참여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인천공항공사는 중동지역 처음으로 사우디아라비아 공항당국이 발주한 개발운영사업에도 진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아브하공항 투자개발사업'에 오는 4월 사업제안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해당 개발사업에 진출하면 30년간 신규터미널 및 애프터서비스 시설 건설과 유지보수, 운영 확장 등을 맡게 된다.

인천공항공사는 이 사업이 중동 내 쿠웨이트 위탁운영사업 이후 고도화된 사업모델 진출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같은 달 몬테니그로에서는 '몬테니그로 2개 공항 PPP사업'을 수주하기 위한 제안서를 제출한다. 해당 사업은 30년간  공항시설 확장 및 개선, 운영과 유지관리, 주변 지역 개발 등을 포함한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몬테네그로 2개 공항 PPP사업과 관련해 "이 사업은 유럽 내 최초의 공항 운영 사업 진출이라는 의미가 있다"며 "인천공항공사는 대주주이자 사업시행자로서 개발․시공, 운영․관리 등 사업 모든 단계에 걸쳐 K-공항 플랫폼을 수출하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인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