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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IT 수요 부진에 내년 실적 부담, 장덕현 MLCC서 일본·중국 샌드위치 위기

김호현 기자 hsmyk@businesspost.co.kr 2024-12-16 15:3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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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IT 수요 부진에 내년 실적 부담,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596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장덕현</a> MLCC서 일본·중국 샌드위치 위기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이 중국 스마트폰 등 IT 수요 부진에 따라 4분기 시장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기가 중국 스마트폰 등 IT 수요 부진에 올해 4분기 기대 이하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은 자동차 전장용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에서 사업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일본과 중국 업체 사이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기의 2024년 4분기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전망 평균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기의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14%, 39% 하향 조정했다. 삼성전기 4분기 영업이익은 1508억 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는 3분기와 비교해 33% 줄어드는 것이다. 시장예상치(1646억 원)보다는 9.1% 적은 수준이다.

실적 부진은 스마트폰, PC 등 IT 제품 수요 둔화 때문이다.

특히 중국 스마트폰 판매 부진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기의 올해 3분기 누적 지역별 매출 가운데 중국 매출은 3조320억 원 규모로, 전체(약 7조8천억 원) 매출에서 38.8%를 차지했다.

삼성전기는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기업에 MLCC와 카메라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중국 규제로 화웨이가 부진한 틈에 샤오미, 오포 등이 판매량을 늘리며 삼성전기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쳐왔다. 

다만 최근 화웨이 스마트폰이 다시 시장점유율을 회복하고 있다. 화웨이는 대부분의 MLCC를 삼성전기가 아닌 일본 무라타에서 공급받고 있다.

여기에 중국 전체 스마트폰 수요가 줄고 있는 것도 문제다. 
 
삼성전기 IT 수요 부진에 내년 실적 부담,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596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장덕현</a> MLCC서 일본·중국 샌드위치 위기
▲ 삼성전기의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삼성전기>

중국은 내수 진작을 위해 신제품 구매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구환신’ 정책에 스마트폰을 포함할 정도로, 스마트폰 판매량이 부진한 상황이다.

10월18일부터 11월10일까지 열린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 축제 ‘광군제’ 기간,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9% 감소했다.

장덕현 사장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삼성전기 매출에서 MLCC가 차지하는 비중은 43.33%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에 대부분 공급하는 카메라모듈 매출 역시 전체의 37.63%를 차지한다.

전장용 MLCC 매출 비중이 늘고 있지만, 아직 전체 MLCC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대에 불과하다. 

2025년 실적 전망도 불투명하다. 

MLCC는 무라타 등 일본 기업이 앞선 기술력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중국 기업들도 MLCC를 생산을 늘리며 바짝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올해 무라타는 세계 MLCC 시장 점유율 40% 가량으로 선두를 차지했고, 삼성전기는 약 25% 점유율로 2위를 기록했다. 삼성전기는 일본 TDK를 넘어섰지만, 무라타와 차이를 좁히는 데 어려움을 겪고있다.

중국 MLCC 기업들의 추격도 매섭다.

전자 부품업계 관계자는 “중국 MLCC 기업과 10년 이상의 기술 격차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중국 MLCC 기업 기술력은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섰다”며 “전장 등에서는 두각을 드러내고 있진 않지만, IT용 MLCC 시장에서는 강력한 내수를 바탕으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기 IT 수요 부진에 내년 실적 부담,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596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장덕현</a> MLCC서 일본·중국 샌드위치 위기
▲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 무라타의 베트남 다낭 공장 이미지. <무라타 홈페이지 갈무리>

이에 따라 내년 중국의 ‘이구환신’ 정책으로 스마트폰 수요 증가에 실적 개선을 기대했던 삼성전기 중국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자국 MLCC 기업들 제품을 대거 채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은 최근 삼성전기의 2025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기 시작했다.

장 사장은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IT용 MLCC 외에 고부가 전장용 MLCC와 인공지능(AI) 서버용 기판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여기서도 일본 무라타와 경쟁해야 한다. 무라타는 전장용 MLCC 시장의 약 45%를 점유하고 있는 1위 기업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그동안 일본 경쟁 기업에 기술력이 밀렸던 것은 사실이지만, 탑재량이 큰 폭으로 늘고 있는 AI용 MLCC 시장에서 무라타의 기술 수준을 따라잡고 있다”고 말했다. 김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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