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최근 3년 동안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임직원들이 200회 이상 병가 제도를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코레일로부터 받은 ‘최근 3년간 병가 사용 내역(2022년~2024년)’에 따르면 시력교정술 164건, 눈매교정술 17건, 가사 정리 50건 등의 병가 사유가 확인됐다.
 
민주당 한준호 코레일 도덕적 해이 지적, 최근 3년 병가 악용 사례 232건

▲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임직원들의 병가 악용 사례를 지적했다. <한준호 의원실>


문제는 이러한 사유로는 병가를 내주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는 점이다. 국가공무원 복무업무 편람 203쪽 9번에 따르면 국가 공무원은 본인의 미용 또는 단순 시력 교정 목적으로 라식수술을 받는 경우 병가를 사용할 수 없다.

병가가 신체의 질병으로 인한 치료를 위해 직장이나 기타 직무에 내는 휴가를 뜻하는 만큼 가사 정리 또한 병가의 적절한 사유라고 보기는 힘들다.

코레일 자체 규정에서도 개인 미용, 가사 등을 이유로 병가를 신청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지 않다. 코레일 취업규칙 제25조에 따르면 코레일은 업무상 이외의 부상 또는 질병으로 부여되는 휴가를 병가로 규정하고 있다.

한준호 의원은 한국철도공사가 다른 기관보다도 임직원 근태관리를 허술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주택도시보증공사, 에스알, 국가철도공단,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등 다른 기관들이 병가를 1년 동안 누적 6일을 초과해 사용할 경우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는 반면 코레일은 병가를 7일 이상 연속으로 사용해야만 진단서를 제출하도록 규정했다.

한 의원은 코레일 병가 제도의 허점이 임직원들의 병가 악용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병가는 근로기준법상 별도로 보호·보장하는 규정이 없어 회사 측에서 자체적으로 제도 및 규정을 갖추기 때문이다.

코레일은 올해 5월 일부 직원이 병가를 쓰고 해외여행을 다닌다는 제보를 계기로 허위 병가와 관련한 자체 감사를 진행했다. 해당 사건과 관련한 감사원의 감사도 10월까지 진행된다.

한준호 의원은 “한국철도공사는 허술한 관리에 따른 도덕적 해이를 바로 잡고 정신적·육체적 질병으로 근로자가 정당하게 보호받아야 하는 병가가 올바르게 사용될 수 있도록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관련 사안을 면밀하게 검토해 강력한 재발 방지 대책을 주문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