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최태원 이혼소송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전형적 사례, 변동성 키워"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왼쪽)이 5월27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제8차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에 자리해  회담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도쿠라 마사카즈 일본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장(가운데)과 런홍빈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회장도 보인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혼소송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블룸버그 논평이 나왔다. 

재벌가(家)의 이혼이나 승계 문제가 기업 주가 변동성을 너무 키우다 보니 한국 주식시장 전체 저평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4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최태원 회장의 이혼 소송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잘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라며 "최 회장이 이혼 소송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지분 가운데 일부를 양도하거나 매각하면 SK그룹에 가졌던 지배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한국 재벌기업을 비롯한 여러 상장사 주가와 한국 증시가 전반적으로 외국 증시보다 저평가되고 있는 현상을 의미한다.

주로 재벌기업 중심의 경제와 불투명한 지배구조 및 의사결정 체제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 정부의 시장친화적이지 않은 정책도 번번이 도마 위에 오른다. 

일본 닛케이 225나 모간스탠리 중국 지수가 기업본질가치를 크게 웃도는 것과 달리 코스피는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것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일종으로 여겨진다.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이 이혼소송 또한 SK그룹의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보니 대표적 사례로 꼽힌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고등법원은 이혼소송 항소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 원과 재산 분할로 1조3808억 원을 지급하라고 5월30일 판결했다

최 회장에 내려진 판결을 계기로 재벌 가문에서 벌어지는 이혼 소송이 기업 주가에 이전과는 다르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제시된다. 기업 성공에 경영자의 배우자 기여도를 인정한 판결이다 보니 재벌 가문의 독단적 경영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이혼 사건 이후 투자자들은 재벌 가문이 내부에서 변화할지도 모른다고 기대할 수 있다”라며 “여타 선진국 기업들처럼 한국 재벌들도 승계와 경영권 문제에 직면해 있는데 앞으로는 소액 주주들을 설득하는 작업이 수반되어야 할 수 있다”라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