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2024-05-14 15:13:14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한국가스공사가 1분기 호실적으로 전체 미수금 규모를 줄이며 재정난 가운데 숨고르기를 했다.
다만 민수용 가스요금에 따른 미수금이 여전히 쌓이고 있다. 민수용 가스요금 인상이 여전히 시급한 과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 가스공사가 민수용 미수금을 줄여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14일 증권가에서는 가스공사 1분기 실적을 놓고 기대치에 부합하는 무난한 실적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가스공사는 전날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2조8106억 원, 영업이익 9216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8.6%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56.6% 늘었다.
가스공사의 실적은 올해 내내 양호한 수준을 이어가며 연간 기준으로도 호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스공사 영업이익은 2022년 2조4634억 원에서 2023년에 1조5534억 원으로 감소하면서 2조 원 대가 무너졌다”면서도 “지난해 7천억 원에 이르는 영업이익 차감 요인이 올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다시 2조 원대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스공사가 최근 10년 동안 2조 원 이상 영업이익을 낸 때는 2022년이 유일하다.
2013년 이후 가스공사의 영업이익 변화를 살펴보면 2016년 9982억 원, 2020년 8989억 원 등 두 차례 1조 원 미만으로 떨어졌고 그 외에는 1조~1조5천억 원대를 오갔다.
1분기에 가스공사의 미수금 규모가 줄어들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2023년 1분기 말 기준으로 15조3955억 원이다. 2022년 말 15조7659억 원과 비교하면 2.3% 감소했다.
미수금은 가스요금이 도입단가에 미치지 못하는 차이를 별도로 기록하는 가스공사의 회계처리 항목이다. 당장 받지는 못하나 추후에 도입단가를 웃도는 가스요금 부과를 통해 회수해야 할 금액이다.
가스공사에서 미수금이 줄어든 것은 2021년 4분기 이후 10개 분기만이다.
가스공사로서는 받아야 할 돈인 미수금의 규모가 줄어들었다는 점은 재정 회복에 긍정적 신호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미수금 증감 내역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가스공사가 마음을 놓기는 어려워 보인다. 미수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민수용 도시가스 판매에 따른 미수금 규모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미수금 15조3955억 원 가운데 민수용 도시가스 판매에 따른 미수금은 13조5491억원이다. 지난해 말보다 5381억 원이 늘었다.
전체 미수금 규모가 감소한 것은 민수용을 제외한 도시가스와 발전용 가스 판매에서 미수금이 9085억 원 줄어든 영향이다.
결국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이 인상되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미수금은 다시 증가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은 지난해 5월 메가줄(MJ)당 1.04원을 인상한 이후 1년 넘게 동결돼 있다. 정부는 올해 5월에 가스요금 인상을 검토했다가 물가 상승률이 3%를 넘어설 가능성이 보이자 결국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은 동결하고 산업용 등만 인상했다.
가스공사에 따르면 정부는 가스공사에 “별도 통보가 있을 때까지 주택용 및 일반용 도매 공급 비용을 현행 요금으로 적용하라”고 통보했다.
민수용 가스요금 인상 시기를 놓고는 가스 수요가 줄어드는 비수기라 인상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은 올해 3분기가 유력하다는 것이 대체적 시선으로 보인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은 5월에 동결됐지만 7월 이후에는 원료비와 함께 인상이 기대된다”며 “인상 규모에 따라 중장기 미수금 증감 여부가 결정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