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2024-05-08 14: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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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한국공항공사가 2023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등급 상승을 기대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공항공사는 지난해에도 적자를 낸 데다 경영평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공항 보안사고도 급증했다.
▲ 한국공항공사 청사 모습.
8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를 보면 한국공항공사는 2023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8502억1200만 원, 영업손실 520억9600만 원을 냈다.
2022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29.5%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74.6% 감소한 것이다.
한국공항공사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2020년부터 영업손실을 본 뒤 지난해까지 4년 연속으로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지난해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2019년 이전 수준의 경영실적을 거의 회복했다는 점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한국공항공사의 실적 회복이 더딘 것은 항공 수요를 주도하는 국제선이 인천국제공항에 집중되면서 지방 공항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제선 여객 기준으로 2019년 대비 2023년 회복률은 인천국제공항 79%, 김포공항 74%, 김해공항 67%, 제주공항 44%, 대구공항 41% 등으로 파악된다.
실적 부진은 한국경영공사의 2023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윤석열 정부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재무 건전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재정 악화의 영향으로 2021년도, 2022년도 등 두 해 연속으로 C 등급을 받았다.
한국공항공사는 2022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한국공항공사의 부채 규모는 전년 대비 3291억 원 증가한 1조4222억 원이고 부채비율은 전년 대비 10.4% 포인트 증가한 39.1%”라며 “재무적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한국공항공사는 2017년도부터 2020년도까지 내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B를 유지하는 등 양호한 성적을 내 왔다. 2011년도에는 최고등급인 S(탁월)을 달성하기도 했다.
역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S등급이 부여된 사례는 한국공항공사를 비롯해 한국전력공사, 한국동서발전 등 세 차례에 불과하다.
재정 문제에 더해 무엇보다 2023년도 한국공항공사의 경영평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주요 현안으로는 ‘보안사고 증가’도 꼽힌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줄어든 보안 인력이 공항 이용객 회복에 맞춰 충원되지 못하면서 2022년 이후 공항 내 보안사고는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포공항, 김해공항 등 한국공항공사가 관리하는 14개 공항에서 발생한 보안사고는 2018년 6건, 2019년 8건, 2020년 5건 등이다.
감사원은 지난해 한국공항공사 정기감사에서 “공항시설 보호구역의 출입관리가 부실하다”며 “보호구역 출입증을 발급받은 직원 등의 출입실적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사적용도로 공항시설 보호구역을 출입한 직원에 적정한 조치방안을 마련”하라는 조치요구를 하기도 했다.
윤형중 전 사장이 올해 4월 사장 자리에서 물러났는데 보안사고가 영향을 미쳤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한국공항공사는 4월26일부터 이정기 부사장이 사장 직무대행을 맡아 특별경영체제로 전환하고 항공기 정상운항 관리과 안전 및 보안 사고에 최우선 대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직무대행은 4월29일 열린 ‘특별경영체제 추진에 따른 간부회의’에서 “기관장 공석 기간 중 공직기강을 확립하고 직원들이 서로 격려하며 각자 맡은 바 업무에 집중하도록 할 것”이라며 “공항 특별경영을 통해 국민이 전국 공항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