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임형준 흥국생명 대표이사가 연임에 성공했다.
다만 흥국생명은 지난해 보험손익이 줄면서 순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하는 부진한 성과를 냈다.
▲ 임형준 흥국생명 대표이사(사진)가 2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
임형준 대표는 지난해 출범한 법인보험대리점(GA) 자회사 ‘HK금융파트너스’를 앞세워 수익성 높은 보장성보험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흥국생명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열린 이사회와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형준 대표의 연임 안건을 처리했다.
이에 따라 임형준 대표 임기는 2026년 3월까지로 2년 늘었다.
임형준 대표는 2022년 임규준 전 흥국화재 대표와 함께 전격 발탁됐다.
당시 보험업계는 보험전문가가 아닌 한국은행 출신인 임형준 대표와 언론인 출신 임규준 대표를 두고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이 금융당국과 관계 개선 및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영입한 인물로 바라봤다.
이후 올해 임기 2년이 끝나면서 두 대표의 희비가 갈렸다.
임규준 전 흥국화재 대표는 연임에 실패해 보험사에서 잔뼈가 굵은 송윤상 흥국생명 기획실장이 후임으로 내정됐으나 임형준 대표는 연임에 성공한 것이다.
흥국생명은 임 대표의 연임 배경으로 취임 이후 2년 동안 보장성보험 중심의 판매 전략을 통해 회사의 안정적 수익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을 들었다.
임 대표는 2022년 취임 이후 종신보험과 변액보험보다 수익성이 나은 보장성 보험 중심으로 보험상품군의 비중을 바꿔나가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의 설립을 추진했다.
그 과정에서 흥국생명 노동조합의 반발을 사기도 했으나 적극 설득에 나섰고 그 결과 2023년 6월20일 ‘HK금융파트너스’를 성공적으로 출범시켰다.
보험회사가 자회사형 GA를 만들면 판매 조직을 분리함으로써 인건비와 점포운영비 등을 줄여 고정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상품개발 조직과 판매 조직을 분리해 전문성을 강화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HK금융파트너스 출범 이후 새 국제회계제도(IFRS17)의 핵심지표인 계약서비스마진(CSM)과 지급여력비율(K-ICS)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며 “임 대표는 최고경영자로서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호진 전 회장의 복권이 임형준 대표와 임규준 대표의 거취를 갈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호진 전 회장이 지난해 복권돼 경영활동을 정상적으로 나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만큼 당국과 관계 개선을 위해 영입됐던 임형준 대표와 임규준 전 대표를 모두 연임시킬 필요가 없어 임형준 대표만 재신임을 받았다는 것이다.
▲ 흥국생명은 지난해 보험수익이 줄어들었는데 임형준 흥국생명 대표는 연임 임기 동안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을 앞세워 수익성을 높이는데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
임형준 대표는 새로 받은 2년 임기 동안 본업인 보험수익 확대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보험손익 1048억 원을 얻는 데 그쳤다. 2022년보다 43% 가량 줄었다. 이에 순이익도 2022년 2196억 원에서 1318억 원으로 40% 가량 감소했다.
임 대표는 올해 1월5일 HK금융파트너스에 100억 원을 추가로 출자하면서 영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1월 새 국제회계제도에서 수익성이 좋은 건강보험 판매를 늘리기 위해 흥국생명의 주력 건강보험 상품인 ‘다사랑OK355간편건강보험’의 신규 광고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 광고는 유명 쇼호스트인 김민정씨가 등장해 유병자도 가입할 수 있는 흥국생명의 보험상품을 간결하게 소개해 보험소비자들이 상품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2월에는 고령층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80세 이후 발병하는 암을 보장하는데 초점을 맞춘 새 보험상품인 ‘다사랑암보험’을 선보이기도 했다.
임 대표는 한국은행 출신의 정책금융 전문가로 평가된다.
1962년 부산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7년 한국은행에 들어가 금융시장국, 통화정책국 등을 거쳐 인사경영담당 부총재보를 지냈고 2022년 흥국생명 대표에 올랐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