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발틱건화물운임지수의 단기적 상승에도 벌크선사의 이익이 늘어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2일 “현재 수준의 발틱건화물운임지수는 장기용선을 통해 벌크선사의 이익레버리지를 높일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며 “단기 원자재 수요 개선 요인의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발틱건화물운임지수의 단기적 반등이 벌크선사의 이익을 높일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이 나왔다. |
발틱건화물운임지수는 20일 1584포인트로 9월 초보다 49% 늘어났다. 특히 대형 벌크선(capesize) 운임지수 상승세가 전체 지수의 상승세를 견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3대 벌크선 건화물로 분류되는 철광석, 석탄, 곡물 등의 단기 수요 예측은 엇갈렸다.
철광석을 주로 운송하는 대형 벌크선의 운임은 하반기 일시적 반등 이후 하향 안정화가 예상됐다.
정 연구원은 “철광석 수요는 연중 양호했으나 대형선 적체 해소로 인한 공급 증가로 운임 반등은 제한적이다”며 “중국내 철강 생산 마진이 낮고 부동산 신축 수요 증가 가능성은 낮아 단순 재고 확충 이상의 철광석 수요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봤다.
중국의 철광석 재고는 1억1900만 톤으로 철광석 공급 차질을 겪었던 2019년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해 단기 재고 확충의 필요성 정도는 높아졌다.
곡물 물동량이 견조해 연중 중형 벌크선 수요는 견조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 연구원은 “브라질의 대두 및 옥수수의 풍작으로 수출량이 늘어남에 따라 연중 곡물 물동량이 견조했다”며 “이에 따른 선박 체선증가 및 파나마 운하 통행 차질은 벌크선 공급의 제약요건으로 중형선 수요는 연중 견조할 것이다”고 봤다.
석탄은 벌크선 운임 시황에 가장 큰 변수로 여겨졌다.
정 연구원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천연가스와 석탄 가격이 동반 상승했다”며 “호주 LNG생산시설 노동자 파업의 영향으로 중국이 석탄 조달을 서둘러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올해 1~7월 중국 석탄 수입량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75% 늘고 석탄 재고도 같은기간 50% 늘었기에 상반기와 같은 중국의 석탄 수입 기조가 이어지지 않을 것이다”며 “석탄 가격이 상승할 경우 단기적으로 발틱건화물운임지수의 강세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장기적으로는 벌크선 선박 공급을 줄이는 선박해체가 늘어야 운임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정 연구원은 “해운 시장에서 가장 확실한 공급 조절 요인은 선박 해체량 증가다”며 “수요 전망에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공급에서 확실한 억제 방향성이 보여야 한다”고 봤다.
그런데 선박해체량은 늘어나지 않고 있다. 이는 방글라데시의 외환위기가 영향을 미쳤다.
방글라데시는 전세계 선박해체 작업량 1위 국가다. 방글라데시는 외화부족으로 국제통화기금에 구제금융을 신청해 2023년 1월 지원안 승인을 받아냈다. 이후 방글라데시의 외화반출이 까다로워져 선박해체를 위한 노후선박 매입이 어려워졌다.
정 연구원은 “예상보다 선박 해체가 더디고 원자재 수요 불확실성이 있어 명확한 수요 우위를 말하기 어렵다”며 “주요 선박해체 국가인 방글라데시의 환율안정화가 나타나야 해체장의 노후선박 매입이 재개될 것이다”고 봤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