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몬태나주 화석연료 환경평가 강화되나, 청소년 기후소송 1심 승소

▲ 15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2020년 당시 2~18세 어린이 및 청소년 16명이 몬태나주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기후소송에서 1심 원고 승소 판결이 난 것과 관련해 "놀라운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사진은 이번 소송에서 승소한 원고들 모습.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몬태나주 청소년들이 주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기후소송 1심에서 이겼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석탄과 석유, 가스의 주요 생산지인 몬태나주에서는 화석연료 프로젝트 관련 환경평가가 강화된다. 또 하와이 등 다른 주의 비슷한 기후소송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몬태나주 청년들이 기후소송 1심에서 승리한 결과를 놓고 “월요일(14일) 판사가 내린 획기적(landmark) 결정은 놀라운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2020년 당시 2~18세였던 어린이 및 청소년 16명은 몬태나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972년 주 정부 헌법이 개정돼 주 정부가 환경을 보호하고 개선해야 하는데도 관련 활동을 하지 않아 자신들이 깨끗한 환경에서 살아갈 헌법상 권리를 침해했다는 것이다.

이에 14일 몬태나주 법원은 원고들의 손을 들어줬다.

캐시 실리 판사는 주 정부가 화석연료 프로젝트를 승인할 때 기후변화를 고려하지 않은 것은 위헌이라며 “몬태나주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상당한 요인으로 입증됐다"고 말했다. 

이어 "몬태나주가 아르헨티나, 네덜란드 또는 파키스탄에서 배출하는 것 만큼의 이산화탄소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몬태나주에서 이 판결이 확정되면 환경평가가 강화되면서 다른 주에서 진행되고 있는 비슷한 내용의 기후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몬태나주의 사례는 기업과 정부가 기후변화에 책임을 지도록 하기 위한 싸움에서 광범위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세계적으로 기후소송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실제 재판에 회부된 사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기후소송에 관한 판례는 이전까지 거의 없었다. 또한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이 지구를 가열하고 있다는 과학적으로 기본적 사실이 법적으로는 기록돼 있지 않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판결은 하와이, 유타, 버지니아주의 유사한 사건 등에서 향후 소송을 위한 중요한 구성요소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기후변화 소송을 위한 사빈센터의 마이클 버거 이사는 “이번 재판은 기후 과학에 관한 것이며 법원이 과학이 옳다는 것을 밝혀낸 사례”라며 “미국과 세계 다른 법원에서도 이 결정을 참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판결 이후 정책 변화는 즉각적으로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몬태나주 정부가 이 판결에 관해 항소할 것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또 주정부가 신규 화석연료 프로젝트를 승인하더라도 기후변화를 고려하라는 지시에 기업들이 유예를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뉴욕타임스는 “기후변화를 둘러싼 광범위한 법적 싸움에서 이번 실리 판사의 결정은 즉각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몬태나주 소송을 주도 비영리단체 ‘우리 아이들의 신뢰(Our Children’s Trust)’의 줄리아 올슨 창립자는 “법조계는 판사들이 이 사건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지만 (실리)판사가 이를 완전히 날려버렸다”며 “그는 (이 사건을) 이해했으며 결과는 아름다웠다”고 평가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