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엔씨소프트의 역작 쓰론앤리버티를 향한 서구 게이머들의 초기 반응이 차갑다.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에서 인정받겠다던 엔씨소프트가 이번 상황을 돌파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엔씨소프트 회심의 역작 '쓰론앤리버티',  서구 게이머 초기 반응은 기대이하

▲ 엔씨소프트의 역작 '쓰론 앤 리버티'에 대한 서구 게이거들의 초기 반응이 기대이하인 만큼 김택진 대표대응이 주목된다.


29일 게임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엔씨소프트가 최근 쓰론앤리버티의 공개 테스트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게임에 대한 초기 반응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쓰론앤리버티는 게임기업 엔씨소프트가 '뉴 엔씨'를 표방하면서 개발한 대작게임이다. 초기 버전으로 여겨지는 리니지이터널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회사 설립 이후 가장 많은 자본과 인력, 시간이 투입된 역작이다.

2012년 출시한 블레이드앤소울 이후 11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IP이기도 하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쓰론앤리버티를 통해 한국과 아시아 시장에 머물러있던 리니지장르의 지평을 넓히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그는 2022년 3월 주총에서도 "현재 엔씨소프트의 최우선 목표는 글로벌 게임회사로의 더 확고한 도약이다“라며 ”PC, 모바일에 이어 콘솔 플랫폼까지 확대해 엔씨소프트의 무대를 더 크고 넓은 세계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기존의 엔씨소프트 게임은 주로 한국, 대만, 러시아 등에서 인기를 끌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들 나라 사람들이 집단주의 성향이 강해 길드(또는 혈맹)을 중심으로 강력한 소속감을 느끼게 해주는 리니지 장르에 열광한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미국 유럽 등 상대적으로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곳에서는 이런 장르의 인기가 떨어진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서구 게이머 공략하기 위해 새 게임을 콘솔과 PC 플랫폼에 맞춰 개발했고 이들이 열광하는 방대한 오픈월드, 스토리텔링에 많은 공을 들였다. 그래픽에서도 기존 자체제작 엔진을 버리고 영화와 애니메이션 제작에 사용하는 언리얼4 엔진을 도입해 최신 게임다운 유려한 그래픽을 구현했다.

이에 서구 게이머들도 큰 기대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시장을 주름잡는 게임들이 2001년 출시한 월드오브워크래프트, 2010년 나온 파이널판타지14, 2014년 시작한 엘더스크롤온라인 등 모두 옛날 게임들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 MMORPG 팬들이 새로운 대작게임의 발매를 고대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혹평이 더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테면 ‘잘 짜인 하나의 세계관을 만들고 그 속에 사람들이 몰입하도록 설득하지 못했다’, ‘이용자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몬스터 사냥부터이 정적이고 지루하다’ 등의 평가가 계속 나오고 있다. 몬스터사냥의 지루함을 없애주는 ‘자동사냥’과 ‘소모성아이템’ 등을 사용하면 되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하면서 게임을 하고 싶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다.

아스몬골드라는 미국의 유명 게임 인플루언서는 “아무리 최종 콘텐츠들이 흥미롭고 재밌어도 거기까지 가는 시간이 이 정도로 지루하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전에 포기해버릴 것이다”고 말했다.

몬스터사냥의 지루함을 없애주기 위해 도입한 자동사냥은 그 자체로 논란거리다. 자동사냥이란 이용자가 게임을 직접조작하지 않아도 게임을 켜두기만 하면 캐릭터가 알아서 사냥을 하고 보상을 수집해오는 기능이다.

서구권 게이머들에겐 생소한 시스템인데 엔씨소프트가 과감히 선을 넘었다. 이미 자동사냥 콘텐츠에 익숙한 아시아 게이머들은 뭐가 문제냐는 반응이지만 서구 게이머들은 강한 저항감을 표출하고 있다. ‘게임에 대한 존중이 없는 것 같다’거나 ‘개발진이 PC와 콘솔게임 이용자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평가까지 찾아볼 수 있다.

그래도 정식 출시까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선도 있다.

이번 테스트는 게임 내 경제와 서버 부하를 검증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기 때문에 레벨과 던전, 특성 등 이용 가능한 콘텐츠에 제약이 있었다.

과거의 리니지 시리즈들이 그랬듯 리니지 장르의 재미는 게임 속 몬스터를 사냥하는 데서 나오지 않는다. 이런 게임의 진짜 재미는 소수가 제한된 콘텐츠만을 즐기는 테스트서비스에서는 경험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앞으로 대규모 테스트에서 30레벨 이상 콘텐츠가 공개되고 오는 10월 게임이 정식으로 출시되면 많은 이용자들이 게임 속 가상 대륙 솔리시움에서 어깨를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들의 소속집단이 하나 둘 정해지고 집단 사이 본격적인 힘겨루기 상황이 시작되면 소속감과 권력의 쾌감, 복수의 통쾌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엔씨소프트는 기대하고 있다.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