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실적에서 신사업부문의 부진으로 발목이 잡히면서 LG화학 이사회에 이름을 올린 구본준 부회장 효과가 언제쯤 나타날지 주목된다.

구본준 LG 부회장은 올해 LG화학 이사회에 합류했는데 LG화학 신사업의 성장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LG화학 신사업에서 '구본준 효과' 언제쯤 나타날까  
▲ 구본준 LG 부회장.
22일 증권가의 분석을 종합하면 LG화학은 2분기 실적이 아쉽다는 평가가 대세를 이룬다.

석유화학사업은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며 전체실적 성장을 이끌었지만 정작 LG화학이 공들여 키우고 있는 신사업부문이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LG화학 2분기 영업이익은 6158억 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하지만 석유화학부문 영업이익이 6491억 원이었고 정보전자소재는 영업손실 145억 원, 전지부문은 영업손실 312억 원을 냈다. 두 부문은 1분기보다 적자규모가 커졌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은 성장동력에 발목이 잡혔다”며 “핵심적 성장사업부가 또 어닝쇼크를 냈다”고 평가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LG화학은 석유화학부문의 호실적이 빛바랬다”며 “정보전자부문은 단가인하압력이 지속되고 전지부문은 소형전지 수익성이 추가로 악화됐다”고 파악했다.

신사업부문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시장의 실망이 더 컸다. LG화학은 실적발표와 함께 정보전자소재와 전지부문 실적 부진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윤재성 연구원은 “LG화학은 3분기에도 정보전자소재와 전지부문 적자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LG화학 신사업 성장둔화로 구본준 부회장도 곤혹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구 부회장은 올해 LG전자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면서 그동안 전자사업에 집중된 경영보폭을 LG그룹 전반의 신사업분야로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구 부회장은 올해 3월 LG화학 비상근 등기임원에 선임됐다. 구본준 부회장은 LG그룹 총수인 구본무 회장의 동생이다.

오너일가인 구 부회장이 LG화학 이사진에 합류하는 의미는 각별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전자계열사에 가려있던 LG화학의 위상이 그만큼 오른 것으로 해석됐다.

LG화학이 추진하는 신사업분야들이 그룹 차원의 지원을 업고 성장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됐다. 구 부회장은 LG화학 등기이사에 선임되기에 앞서 LG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맡았다.

그래도 LG화학은 신사업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LG화학은 성장동력으로 인수한 팜한농 유상증자에 이어 이번에 LG하우시스로부터 점접착 필름사업을 805억 원에 인수했다

LG화학이 실적 부진에도 신사업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이어갈 수 있는 것 역시 구 부회장 덕분이라는 말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너일가가 사업을 맡았다는 것은 1년 안팎의 단기성과를 보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구 부회장이 경영에 참여하는 한 LG화학의 신사업 투자기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