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샤오미가 선보인 소니 1인치 이미지센서 홍보용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일본 소니가 세계 최초로 1인치 크기의 스마트폰용 고해상도 이미지센서를 선보이며 삼성전자의 기술 추격을 따돌리고 선두 지위를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소니는 이미지센서 후발주자인 삼성전자가 빠른 기술 발전을 통해 고성능 신제품을 선보이고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는 데 다급함을 느끼고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전자전문매체 안드로이드폴리스는 30일 “소니가 스마트폰용 1인치 이미지센서를 새로 선보이며 삼성전자에 한 발 앞서나갔다”고 보도했다.
중국 샤오미가 7월 출시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12S울트라’에 소니 IMX989 센서를 탑재한다는 내용을 공식으로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소니 IMX989는 스마트폰용으로 개발된 이미지센서 가운데 최초로 1인치 크기의 제품이다.
그동안 스마트폰에 디지털카메라용 1인치 크기 이미지센서가 탑재된 적은 있지만 스마트폰 전용 제품을 개발한 것은 소니가 처음이다.
이미지센서는 카메라 렌즈가 받아들인 이미지를 디지털화해 저장하는 핵심 반도체 부품으로 면적이 넓을수록 더 많은 빛을 받아들여 사진의 선명도와 밝기 등 화질을 높일 수 있다.
소니가 샤오미를 통해 1인치 이미지센서 상용화를 서둘러 발표한 이유는 최대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최근 2억 화소급 신형 이미지센서 ‘아이소셀HP3’을 선보인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세계 최초로 2억 화소의 해상도를 구현하는 1/1.22인치 크기 아이소셀HP1을 출시했고 올해 6월에는 성능을 개선한 1/1.4인치 크기 아이소셀HP3을 공개했다.
이미지센서 크기는 소니가 이번에 선보인 제품보다 다소 작지만 IMX989 센서의 최대 해상도가 5천만 화소인 것과 비교해 4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소니는 삼성전자 아이소셀HP3 양산과 고객사에 공급이 올해 말로 예정되어 있다는 점을 기회로 삼아 올해 샤오미 이외 고객사로 신형 이미지센서 공급을 확대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소니가 절대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던 세계 이미지센서시장에서 후발주자인 삼성전자가 빠른 기술 발전 속도를 무기로 앞세워 소니의 점유율을 빼앗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소니의 세계 이미지센서시장 점유율은 2019년 53%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는데 2021년에는 43%로 2년 사이 크게 감소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0%대 중반 수준에서 약 19%까지 상승하면서 소니를 추격하고 있다. 올해 점유율 격차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 삼성전자 신형 이미지센서 '아이소셀HP3' 이미지. |
소니 경영진도 삼성전자의 이미지센서시장 추격에 직접적으로 위기감을 표현할 정도다.
니케이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시미즈 테루시 소니세미컨덕터솔루션 사장은 6월17일 한 기술 발표회에서 “세계 경쟁사들의 위협이 거제지고 있어 연구개발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루시 사장은 소니의 이미지센서 기술이 다양한 환경에서 최적의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앞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소니가 올해 반도체사업에 벌이는 4700억 엔(약 4조5천억 원)의 투자금 가운데 대부분을 이미지센서 생산라인 증설에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시장 조사기관 옴디아는 “경쟁사들이 소니를 따라잡기 위해 주력하고 있는 한 소니가 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유지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가 올해 이미지센서시장에서 소니를 얼마나 빠르게 추격할 수 있는지는 신형 이미지센서의 양산 시점과 소니의 고성능 이미지반도체 고객사 확대 여부에 달려 있다.
소니의 1인치 이미지센서 탑재를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고객사는 아직 샤오미에 그친다. 올해 스마트폰시장 성장 둔화가 뚜렷해지고 있는 만큼 충분한 고객 기반 확보를 장담하기 어렵다.
반면 삼성전자 신형 이미지센서는 자체 갤럭시 스마트폰을 통해 안정적으로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는 만큼 내년 갤럭시S23 시리즈에 탑재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23 생산을 시작하기 전까지 신형 고성능 이미지센서 대량생산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지가 이미지센서 점유율 및 실적 증가에 관건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안드로이드폴리스는 “스마트폰 사진의 품질은 단순히 이미지센서 크기와 화소 등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직접 결과물을 확인해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