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 출시 15주년 맞아 삼성 '디스', “갤럭시는 아이폰 복제품"

▲ 스티브 잡스 전 CEO가 2007년 선보인 1세대 애플 아이폰.

[비즈니스포스트] 애플 아이폰 마케팅을 담당한 핵심 임원이 아이폰 출시 15주년 기념 다큐멘터리에서 삼성전자의 초기 갤럭시 스마트폰을 겨냥해 아이폰을 베껴 내놓은 질 낮은 물건에 불과했다는 비판을 내놓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9일 애플 아이폰 개발 및 마케팅에 참여했던 주요 임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해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상을 공개했다.

애플이 2007년 6월29일 판매를 시작한 아이폰의 출시 15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목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이폰이 출시된 뒤 삼성전자와 노키아, 블랙베리 제조사인 림과 구글 등이 스마트폰 대중화에 기여했지만 진정한 모바일 혁명을 이끈 선구자는 애플이라고 평가했다.

애플이 아이폰을 통해 이전에 상상하기 어려웠던 방식의 기술 발전과 의사소통 혁신을 이뤄냈고 스마트폰이 삶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과거 아이팟 개발팀에서 일하며 아이폰 탄생에 기여했던 토니 파델 전 애플 부사장은 1세대 아이폰 출시를 기점으로 애플의 기업문화도 완전히 바뀌었다는 사례를 제시했다.

실시간으로 이메일과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의사소통 방식을 중심으로 업무환경이 이전과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듬해인 2008년 출시된 아이폰3G는 통신기술 진화에 힘입어 앱스토어를 통한 모바일 생태계 확장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외부 개발자들이 개발한 모바일앱을 사용자가 선택해서 설치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아이폰 사용 경험이 현재 애플 생태계의 기초를 만들어낸 데 따른 것이다.

애플 아이폰 마케팅을 담당하는 그레그 조스위악 총괄은 인터뷰에서 애플이 아닌 앱스토어 개발자들이 모바일 사용경험을 바꿔낸 진정한 변화를 이끌었다며 공을 돌렸다.

앱스토어가 처음 도입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일주일에 6천~8천 개의 새로운 앱이 등록될 정도로 빠르게 생태계가 확장되면서 애플의 고유한 소프트웨어 및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이후 출시된 아이폰4 시리즈는 카메라의 성능 발전을 통해 ‘셀카’를 찍어 공유하는 문화를 본격적으로 확산시켰고 사진과 영상을 주고받는 의사소통 방식도 이를 계기로 널리 확산됐다.

아이폰 화상통화 기능 ‘페이스타임’이 새로 도입되며 영상통화 중심의 소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는 점도 애플이 아이폰을 통해 이끈 모바일 혁명 가운데 하나로 지목됐다.
애플 아이폰 출시 15주년 맞아 삼성 '디스', “갤럭시는 아이폰 복제품"

▲ 애플이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특허소송을 제기할 당시 아이폰3GS(왼쪽)와 삼성전자 갤럭시S 이미지.

애플의 스마트폰 최대 라이벌로 자리잡은 삼성전자와 경쟁도 언급됐다.

삼성전자는 아이폰 출시 초기까지만 해도 스마트폰시장에 대응이 늦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곧 아이폰보다 큰 화면을 탑재한 갤럭시 시리즈로 스마트폰 대중화를 이끌었다.

조스위악은 다큐멘터리 인터뷰에서 삼성전자의 초기 갤럭시 스마트폰을 두고 날선 비판을 내놓았다.

그는 삼성전자의 초기 갤럭시 제품이 아이폰의 기술을 허접하게 베끼고 더 큰 화면을 탑재하는 데 그쳤다며 애플 내부에서 이를 두고 크게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애플이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2011년 미국 법원에 특허소송을 제기한 뒤 2018년에서야 일부 승소 판결을 받으면서 이런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됐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처음으로 방수 및 방진 기능을 추가하고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채용하는 등 기술을 선도한 측면도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이 이런 전략으로 인기를 끌면서 결국 애플도 더 큰 화면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등 시장 변화에 굴복하게 됐다는 것이다.

애플 아이폰이 큰 화면을 통해 모바일게임과 같은 영역에서 더 큰 영향력을 갖추게 된 점도 이런 발전에 따른 성과로 분석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애플이 아이폰 프로세서 성능 발전을 통해 아이폰을 진정한 휴대용 컴퓨터로 만들었고 배터리 지속시간을 크게 늘렸다는 데 높은 점수를 줬다.

다만 조스위악은 아이폰의 꾸준한 기술 발전이 사람들에게 갈수록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데 관련해 우려하는 시각도 보였다.

아이폰이 사람들의 생산성을 높이고 소통과 업무 방식에도 혁신을 일으켰지만 결국에는 아이폰 사용을 절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조스위악은 사용자가 아이폰을 더 많이 이용할수록 결국 애플이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이런 측면과 관련해 딜레마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기술 발전으로 아이폰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우리가 아이폰을 이용하는지, 또는 아이폰에 지배당하고 있는지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로 남아 있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